"열심히 해봐, 지켜볼거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추재현(25)은 이제 막 민간인 신분이 됐다. 지난 15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18개월 간의 군 복무를 마쳤다. 야구선수에게 상무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자 스텝업의 시간이다. 상무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면서 기량을 끌어올리고 전역 이후에는 1군에서 자리잡은 선수들의 사례를 많이 확인했다.
추재현도 이런 사례에 포함되고 싶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8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추재현은 2020년 전병우(현 삼성), 차재용(은퇴)와 2대1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롯데에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은 추재현은 2022시즌까지 142경기 타율 2할3푼8리(345타수 82안타) 5홈런 31타점의 성적을 남겼고 상무에 입대했다. 올해 상무에서는 57경기 타율 3할1푼3리(195타수 61안타) 4홈런 30타점 OPS .802의 성적을 남겼다.추재현은 전역 이후 곧바로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당장 1군 등록은 아니지만 김태형 감독이 추재현을 직접 확인해보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추재현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다. 훈련 모습으로 추재현이 어떤 능력치를 가진 선수인지 확인해보려는 것. 김태형 감독은 추재현을 향해 "열심히 해봐, 지켜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내가 두산에 있을 때 타석에서 봤던 기억은 있는데 아직 잘 모르니까. 좀 지켜보려고 한다"라면서 "코치들 평가로는 백업들 가운데 (김)동혁이, (장)두성이까지 셋을 봤을 때 가장 안정되어 있는 선수라고 하더라. 타격은 괜찮은 것 같은데 대수비나 대주자로 쓸 거면은 동혁이 두성이가 좀 더 나은 것 같다"라고 평가와 인상을 전했다.
추재현이 입대 했을 때와 전력하고 난 뒤 롯데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당시 추재현은 외야 한 자리를 능히 차지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는 견고해졌다. 윤동희 황성빈 등이 성장해서 자리를 확실하게 잡았고 외국인 선수 빅터 레이예스까지 포진해 있다. 현재 백업으로 분류된 장두성 김동혁 김민석 등 좌타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더 이상 추재현에게 마냥 기회가 갈 상황은 아니다.
예비역 신분으로 만난 추재현은 "팀이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라며 "(황)성빈이 형이나 (윤)동희가 되게 잘하는 것 같다. 빠른 선수들이기도 하고 타석에서도 쉽게 죽지 않으려는 타격을 하다 보니까 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 저도 TV로 보는 입장에서 많이 배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추재현은 상무에서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그는 "상무에서 2군 경기를 뒤었지만 이제는 1군에서 어떻게 하면 내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를 생각해봤고 멘탈적으로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자세를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일단 내 장점은 컨택이라고 생각해서 컨택률을 높이려고 했다"라면서 "그동안 공을 많이 재고 쳤는데, 그것보다는 초구나 유리한 카운트에서 계속 배트를 내려고 했다. 1군에 오면 어려운 투수들이 많으니까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체격도 좀 더 다부져서 돌아왔다. 턱선도 날카로워졌다. 그는 "밥 세 끼 일정하게 먹고 잠도 일찍 가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해서 아픈 데는 딱히 없었다"라며 "상무에서 웨이트 하지 좋은 시설이 있어서 비시즌에는 매일 2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라면서 "체지방을 빼고 근육량을 늘렸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단 추재현은 18일 울산 두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제 후반기 남은 시즌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는 "상무에서 준비한 것들이 있으니까 그것을 1군에서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1군 엔트리에 들어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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