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술에 배부르랴.
삼성 라이온즈의 돌아온 우완 김윤수(25)가 호된 복귀신고식을 했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올랐으나 제구력이 크게 흔들리며 승기를 건네주었다. 6선발진의 후보로 낙점하는 등 기대가 높았지만 첫 술에 배부르지는 못했다. 오히려 시련의 출발이 더욱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김윤수는 지난 15일 상무 국군체육부대에서 18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올해 퓨처스 마운드에 14경기 8승 3패 평균자책점 2.43을 거뒀다. 74이닝 동안 86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최고 구속 158km까지 던졌다. 제구와 변화구 구사 능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진만 감독의 기대도 남달랐다. "군대를 다녀와서 적응기간이 필요하지만 장미철 경기가 미뤄지면 로테이션은 수월해진다. 8월 무더위 철에는 선발투수가 화-일 등판이 버겁다. 6선발로 1주일에 한 번씩 던지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윤수가 어느 정도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선발진에 들어갈 수 있다. (황)동재도 많이 좋아지고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둘 중 하나가 무더울 때 6선발로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중하게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 감독은 지난 17일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를 앞두고 김윤수를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불펜에 대기시켰다. 선발 레예스가 초반 KIA 타선을 잘 막아내지 못하고 3실점했고 4회 첫 타자 서건창에게 안타를 맞자 곧바로 김윤수를 투입했다.
첫 타자 한준수를 상대로 150km대의 빠른 볼을 구사했으나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2,3루에서도 소크라테스 잡지 못하고 다시 볼넷을 내주었다. 최원준은 슬라이더를 구사해 우익수 짧은 플라이로 유도해 불을 끄는 듯 했지만 리그 최강의 타자 김도영은 스트레이트 볼넷, 타점 1위 최형우도 6구만에 볼넷을 허용해 2실점했다.
삼성은 서둘러 황동재를 구원투수로 내세웠으나 나성범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승기를 건넸다. 김윤수는 4실점을 안았다. 4개의 볼넷이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24개를 볼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7개에 그쳤다. 649일만의 1군 등판 부담이 크긴 컸던 모양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승부처에서 활용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첫 등판의 부담일 뿐 상무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훈련과 실전을 거듭하면서 1군 분위기에 적응하면 롱맨이든 6선발이든 충분히 제몫을 할 수 있는 재목이다. 호된 복귀식을 거울삼아 후반기 선두공략과 순위경쟁에서 큰 힘일 보탤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