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 대부'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연돈볼카츠 논란'을 지지하는 전국가맹점협의회를 향해 항의 목소리를 냈다.
17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전국가맹점주협의회(약칭 전가협) 사무실 앞에서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일동의 시위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홍콩반점, 역전우동, 빽다방 등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가맹점을 운영하는 50여 명이 참석했다. 시위에 참석한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은 전가협을 향해 "전가협의 거짓보도 매출감소 책임져라", "우리 점포 매출하락 전가협은 책임져라", "악의적인 언론보도 가맹점만 죽어난다", "우리도 똑같은 점주다. 거짓보도 중단하라"라고 외치며 피켓을 들고 약 40분 간 시위를 진행했다.
전가협은 최근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중 연돈볼카츠의 일부 점주들과 함께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권익을 침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은 더본코리아 측이 월 3000만 원 이상의 예상매출액을 제시하며 가맹점을 모집했으나, 실제 매출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이에 책임 있는 브랜드 관리를 요구했으나 본사가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경기도 가맹거래사업 분쟁조정협의회 측으로부터 "점포당 일정액의 손해액을 배상하라"라는 중재안을 받았으나 더본코리아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가협은 더본코리아 측이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예상매출액과 수익률을 부풀렸다고 봤다. 또한 가격 인상 등 가맹점주들의 권리를 침해했으며 이는 더본코리아 측의 불법 행위라고 지적해 문제를 제기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여왔다.
연돈볼카츠와 전가협 그리고 더본코리아 사이의 갈등 국면은 지난달 17일 최초 보도됐다. 더본코리아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백파더'와 SBS '삼대천왕',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을 비롯해 tvN '집밥 백선생', '장사천재 백사장', '백패커' 등 다수의 시리즈 예능에 출연한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요식업 회사다. 백종원이 '요식업 대부'로 이름을 알린 데다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고 개인 유튜브 채널로도 626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바. 더욱이 연돈볼카츠는 백종원이 '골목식당'에서 인연을 맺은 돈가스 전문점 연돈의 일부 메뉴를 개발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이에 더본코리아와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 사이의 논란은 단숨에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일련의 문제 제기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못박았다. 수익률을 약속하거나 보장한 바 없고, 예상매출액 또한 월 3000만 원이 아닌 1700만 원 수준의 산정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특히 더본코리아 측은 실제 연돈볼카츠 가맹점들의 월 평균 매출액은 동종 테이크아웃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때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가맹점들과의 상생을 위해 물품대금 인하를 진행하는가 하면, 가격 인상도 일방적으로 거부한 게 아니라 시장 상황을 고려했다고 반박했다. 경기도 가맹거래사업 분쟁조정협의회 측으로부터 중재안을 거절한 것도 더본코리아가 아닌 문제를 제기한 가맹점주 측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은 더본코리아의 반박을 부인했다. 이에 최초 보도 다음 날인 지난달 18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해당 논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더본코리아는 이에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에 자진 신고하는가 하면 논란에 대한 법적 대응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진행된 오늘(17일) 시위는 더본코리아의 또 다른 산하브랜드 홍콩반점 김포구래점 점주 이인영 씨가 적극적으로 이끌었다. 홍콩반점 점주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말이 대표지 사실상 홍콩반점 점주들끼리의 친목 모임이다. 브랜드 자체가 오래되다 보니 저희 점주들끼리 만나서 상생하고 서로 이야기나누면 좋을 것 같아서 같이 노하우도 나누고 술 한 잔도 하면서 친분을 쌓고 서로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모임 성격을 설명했다.
현재 40대 초반인 이인영 씨는 올해로 14년째 홍콩반점을 운영 중이다. 그는 "저의 청춘을 다 바쳐서 가맹사업으로 밥벌이를 해왔다. 지금은 2세 경영까지 생각할 정도로 제 매장에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전가협 측의 보도로 인해 재산상 피해를 입게 됐다. 전가협 측 보도가 나오고 열흘 만에 저희 매장 매출 10%가 떨어졌다. 다른 지점 점주분들께 여쭤보니 많게는 40%가 빠진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들을 하시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라고 시위 기획 이유를 밝혔다.
이인영 씨가 가장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은 전가협 측이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의 입장을 강조하는 가운데 발표한 가맹 사업 정보공개서였다. 해당 보고서에서 전가협은 더본코리아의 산하 브랜드 존속기간이 3.1년에 불과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평균 존속 기간인 7.7년의 절반도 안 된다고 지적하는 한편, 더본코리아 측이 지난 2008년 이후 50개 브랜드를 등록했으나 현재 운영 중인 것은 절반인 25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인영 씨는 "가맹점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매장을 양도하고 양수하게 된다. 양도는 폐점에 집계되는데 양수한 건 전가협 측의 통계에 포함이 안됐다. 더본코리아의 가맹점 존속기간이 짧게 나타나도 줄어든 이유"라고 지적하며 "단순 매출보다 가맹점 양도 양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가맹 브랜드 사업의 경우 매장을 양도하고 양수하는 것도 점주들의 중요한 권리고 재산이다. 전가협 외에 '아프니까 사장이다'라는 온라인 카페가 있다. 전국 가맹점 사업자들이 모인 카페인데 이 곳에서 '더본코리아 백종원 브랜드 피해라'라는 인식이 퍼질 조짐이 있었다. 그게 또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목소리를 내고자 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위 참석자 윤주영 씨는 '백종원 카페'로 유명세를 얻은 빽다방 가맹점주다. 그는 특히 더본코리아의 가맹점주 지원과 상생 의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다양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을 운영해봤고 그 중에서 빽다방은 2016년부터 매장 운영을 시작해서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밝힌 그는 "처음부터 3개였던 것은 아니고 점차적으로 늘려서 현재 3개 지점을 운영 중인데 본사(더본코리아) 측과 소통이 안 됐거나, 문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지점을 늘려왔겠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소통에 문제가 없으니 빽다방 점주들은 따로 협의회나 별도 소통창구의 필요성도 못 느껴왔다. 오히려 매출이 떨어지거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땐 본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도움을 받아왔다. 8년 정도 매장을 하다 보니 설비나 인테리어가 노후화되는 경우도 있더라. 본사 차원에서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해줘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일도 있었고 위생점검도 관할 구청보다 오히려 본사 관리가 엄격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더욱 전가협 측의 주장에 동조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인영 씨 또한 "제가 처음 홍콩반점을 시작할 때 저희는 주류 판매 매장이 아니었다. 처음엔 짬뽕 단일 메뉴만 판매했다. 그런데 주류 판매 필요성을 느꼈고, 본사에서 전 매장을 대상으로 허가와 절차 등을 도와줬다. 또 주류를 판매하려면 그에 해당하는 안주 메뉴가 필요하니 메뉴 개발에도 도움을 적극적으로 줬다"라고 거들었다.
더불어 윤주영 씨는 "말은 전국가맹점협의회라고 하지만 실제 전가협에 가입한 가맹점주 브랜드들 중엔 소규모 브랜드들이 더욱 많다. 그만큼 점포 수도 적을 테니 소통창구나 모여서 목소리를 내는 협의회의 필요성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소규모 가맹점주들이기 때문에 백종원 브랜드라는 유명세가 필요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그는 "사실 개인적으로 전가협 같은 단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이렇게 가맹점주들끼리 가르는 게 아니다. 최근들어 배달 플랫폼들이 수수료를 인상하는 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나. 그런 이야기를 다같이 힘을 모아 이야기 해야지 가맹점주들끼리 갈라서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첨예한 입장 차이 속에 더본코리아는 현재 상장을 앞두고 있다. 전가협과 연돈볼카츠의 논란이 드러나기 전인 지난 5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서를 낸 터다. 그러나 전가협 측은 더본코리아의 상장에 대해서도 연돈볼카츠 사례를 안고 상장을 추진하는 것을 비판했다. 문제 해결 후 점주들과의 상생하며 상장해야한다는 것. 문제를 제기한 연돈볼카츠 점주들 또한 상장 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한국거래소 역시 더본코리아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주장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에서 상장 예비 심사에서 질작 심사요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 기준에 소송 및 분쟁도 있는 터다. 동시에 ESG 경영체계 또한 평가되는데 연돈볼카츠와 더본코리아의 부쟁이 이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기간은 통상적으로 영업일 기준 45일이다. 추가 확인이 필요할 경우 이는 연장될 수 있다. 더본코리아와 전가협 및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의 사안은 공정위원회 판단에 맡겨야 하는데 이에 따라 더본코리아 측에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과징금 처분을 받고도 상장이 된 사례가 있어 거래소 역시 상장 심사 기간 연장을 검토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이날 시위에 참석한 가맹점주 중 가장 오랜 시간 가맹점을 운영한 점주 A씨는 17년 동안 더본코리아 측과 가맹사업을 이어왔다. 타브랜드로 시작해 현재 운영 중인 홍콩반점까지 운영 중이라고. 그는 "우리도 다 같은 점주"라고 강조하며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위에 참여한 더본코리아 가맹점 점주들은 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인영 씨는 "본사에 오늘 시위 계획에 대해 알리긴 했다. 그러나 시위에 대해 알렸을 뿐 이와 관련 어떤 의견을 듣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제 '내일 이러한 시위가 있을 것'이라고 알린 것이 전부"라며 "상장이나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연돈볼카츠 점주 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는데 따로 연락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렇다고 가맹점주 분들께 원하는 게 있는 것은 아니다. 저희들이 전가협에 원하는 것도 어떠한 금전적 보상 같은 것은 아니다. 전가협 측의 거짓 보도로 저희가 재산상 피해를 입게 됐다. 이에 대한 정정이나 악의적인 보도가 멈춰졌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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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박준형 기자,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