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질문들’ 백종원이 자영업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13일 첫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는 외식 사업가 백종원이 출연해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11년 만에 MBC로 돌아온 손석희. 그는 “잠깐 동안의 귀환이지만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질문들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이 프로그램은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아 재미없을 수 있다. 뻔한 표현이지만 의미를 찾다 보면 재미도 찾아지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첫 번째 주제는 ‘자영업’으로, 게스트로는 백종원이 출연했다. 백종원은 “긴장된다. 선생님을 자주 안 보아야 좋지 않냐. 섭외 요청에 고민이 있었는데 토크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그래서 안 하려고 했다. 하다보면 나 잘났다고 하는 상황이 되는데, 자영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해서 겸사겸사 나왔다. 다른 분이 부르면 부담이 덜한데 손석희와 함께 있는다는 게 밝은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손석희는 첫 질문부터 볼카츠 가맹점주와 갈등을 물었다. 월 3천만원의 매출을 약속했냐는 부분에 백종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애초부터 녹취록이라는 걸 말씀하셨는데 녹취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공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왜 그 이야기를 했는지가 앞에 나온다. 가맹정법이라는게 허위로 홍보하면 크게 다친다. 의무적으로 최고 매출과 최저 매출을 공개하게 되어 있다. 그걸 말하던 게 잘라서 공개된 거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 매출액과 관련해 점검이 부실하지 않았냐는 부분에 백종원은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건 아니다. 영업 상황에서 영업 사원이 뭔가 더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 말을 꼬투리 잡아 회사 전체에서 약속한 것 마냥 보상을 바란다는 건 아니다. 가맹 사업 하면서 매출을 보장할 순 없다. 자세한 이야기는 녹취록을 모두 공개해야 안다. 모든 걸 다 열어두고 논의하자고 했는데 중단된 상태다. 나중에는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 현재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사 관리 부실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백종원은 “49개 매장 중 8개 매장인데 나머지 매장들도 같이 비교하면 되지 않겠나. 한달 만에 급락하지 않았고, 일부 매장들이라고 하지만 그 매장들의 평균 영업 일수가 다른 부분이 있다. 그건 자료를 보셔야 안다”며 “설명서대로 하면 같아야 할 맛인데 이게 프랜차이즈의 어려운 거다. 동일한 레시피를 제공해도 가맹점마다 편차가 있을 수도 있다. 두 번째 질문은 라면 맛도 누가 끓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또한 백종원은 “예를 들어 수학 학원인데 곱하기 배우는 클래스인데 3단을 가르치고 있다. 어떤 학생들은 너무 어렵다고 불만을 표시할 수 있고 선행학습하면 한 대로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가맹 사업은 다수를 상대로 한다. 잘 따라와서 앞서가는 점주가 있고, 출근도 안해서 아르바이트 이름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 가맹 사업은 대다수에 맞출 수밖에 없다. 학생을 위해 일단 가서 가르쳐줄 수 있다고도 하는데 상식적으로 교육 가치관에는 맞는 이야기지만 같은 수업료 내고 기회를 얻으려고 하는데 기회비용을 다른 곳으로 빼는 건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종원은 “간과하신 부분은 관리에 필요한 인력이 전제조건이다. 그게 비용이다. 매장 관리 횟수가 늘어날수록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할 관리 비용도 증가한다. 다른 점주들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앞서가는 점주보다 못따라오는 점주를 위로 올리는게 가맹 사업이다. 신메뉴 개발로 다른 점주들과 티타임을 하는데 이들은 매출이 올랐다고 신이 났더라”며 “제일 많은 부분을 지원한 브랜드다. 가맹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급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소명도 했다. 공정위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결과가 나온다면 당연히 그대로 움직일거다. 그걸 기다리고 있다. 좀 더 빨리 진행되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백종원은 “안 좋은 모습 보여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브랜드 점주님들에게 어떻게 하든 본사 사장이니까 기회로 삼아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백종원은 다브랜드 경영 논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백종원은 “확장의 욕심 때문이 아니라 가맹 사업은 일자리 창출의 일부분이다. 매장이 늘어날수록 본사의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관리의 문제로 사업 확장 포기는 잘못된 생각이라 본다. 확장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극복하는 과정은 회사 성장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방청객들과 이야기도 오갔다. 접근성으로 고민하는 방청객에게 백종원은 “음식은 잘하실지 모르겠지만 장사는 0점이다. 가게 옆 공사장은 매출 향상의 기회다. 공사장 인력을 고객으로 유치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커뮤니티 센터를 파악해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80개 메뉴를 가진 카페 사장은 어디에 기준을 둬야 할지 고민했다. 백종원은 “고객 눈높이 측정을 잘못하신 것 같다. 세곚거으로 유명한 커피를 만드는 분의 커피를 마시면 산미가 있고 그렇다고 하지만 대중성이 높은 건 검게 태운 원두다. 로스팅 하는 사람은 욕하지만 실질적으로 그게 제일 잘 팔린다”며 “외식업을 처음하는 분들은 개성이 있다.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건 실패의 지름길이다. 내가 팔고자 하는 음식을 설득할 게 아니라 음식 타깃 고객층을 파악하고 마름모를 만들어야 한다. 개성을 버리고 가장 많은 입맛에 맞춰야 한다. 양보하고 절제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백종원은 “자영업이 힘들다. 인건비, 임대료가 올라가면서 소형화가 되는데 가장 많이 기대는건 배달이다. 그런데 리뷰 점수가 낮으면 타격이 크다. 더 힘든 건 생각지도 못한 리뷰, 이상한 요구 조건이다. 하루 종일, 한달 내내 심적으로 고통 받는다. 심한 경우 폐업을 고민하기도 한다. 자영업자에게 필요한 건 주문을 거부할 권리를 줬으면 좋겠다. 손님은 얼마든지 업체를 고를 수 있다. 손님에게 선택권이 있듯 자영업자를 지킬 최소한의 선택권도 있었으면 한다”고 소신 발언 했다.
백종원은 예비 자영업자에게 “라면을 10개 이상 끓여보면 좋겠다. 라면 10개를 끓이는 시간과 노력을 계산하다보면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미리 겪어볼 수 있고,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체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