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전날 비디오판독 항의에 따른 퇴장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0차전에서 8회말 비디오판독 결과에 어필을 하다가 퇴장 조치를 당했다.
두산이 4-8로 뒤진 8회말 공격이었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양석환이 삼성 김재윤의 초구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타구의 낙구 지점이 애매한 상황에서 2루심은 홈런 판정을 내렸고, 그라운드로 타구가 튀어나온 가운데 삼성 야수진은 그대로 수비를 포기했다. 양석환은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2루와 3루를 거쳐 홈에 도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판정을 기다렸다.
삼성 벤치가 곧바로 홈런 타구 판정과 관련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중계화면 상 타구가 중앙 담장 상단의 노란 바를 맞고 튀어나온 게 확인됐고, 심판진은 양석환의 홈런을 3루타로 정정했다.
이승엽 감독이 즉각 벤치에서 나와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했다. 혼란 속에서 끝까지 플레이를 펼쳐 홈을 밟은 양석환에게 3루타 판정을 내리는 게 부당하다는 게 항의 골자였다.
그러나 긴 항의 끝에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이 감독은 KBO 규정에 의거 비디오판독 항의에 따른 퇴장을 당했다. 시즌 3호 퇴장이었다.
심판진은 더그아웃에 있던 양석환을 향해 3루 복귀를 지시했다. 잠시 더그아웃에서 무언의 항의를 한 그는 3루로 향하는 과정에서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바닥에 집어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
13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만난 이 감독은 “심판이 홈런을 선언했지만 비디오판독이 있기 때문에 양석환이 최선을 다해 끝까지 플레이했을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상대팀이 심판 콜을 보고 수비를 포기한 것이다. 정상적으로 했으면 2베이스 내지는 3베이스라 (판정이) 바뀌지 않았겠지만 나가서 주자 재배치에 대한 이야기는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겠나. 심판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가 없다. 2루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끝까지 플레이했기 때문에 한 베이스를 더 얻어 3루타가 됐다고 생각한다. 양석환이 2루에서 멈췄다면 2루타가 주어졌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라며 “1년에 1~2번 아쉬운 경우가 나올 수 있다. 우리가 이득을 보면 좋지만 손해를 볼 경우 팀 분위기가 처진다. 4점 차이라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정말 접전일 때 어제 상황이 나왔다면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양석환은 우리가 벤치에서 요구한 대로 잘 따라줬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은 삼성 선발 원태인을 맞아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박준영(유격수)-전다민(좌익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두산 데뷔전에 나서는 단기 외국인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다.
이 감독은 “KBO리그에서 많이 던졌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긴장할 수도 있는데 그거마저 잘할 거라고 본다. 과거 사직구장에서 긴장했다고 하는데 이제 적응을 했을 것이다. 선발투수이기에 퀄리티스타트를 기원한다. 많이 쉬었기 때문에 100구 이상 가능할 것”이라고 성공적인 데뷔전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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