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볼볼볼볼볼볼볼→ERA 14.21…그럼에도 왜 이강철 감독은 58억 FA 보상선수를 놓지 못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7.13 11: 10

“갖고 있는 게 너무 좋지 않나. 아까워서 그렇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무명의 한 투수를 유심히 지켜봤다. KT의 뒷문을 책임졌던 김재윤이 삼성과 4년 58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이적하면서 지명한 보상선수 문용익(29)이었다. 메커니즘의 변화, 피칭 디자인의 변화 등으로 KT 투수 여럿을 탈바꿈 시켰던 투수 조련사가 점찍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문용익은 큰 기대를 모았다. 
문용익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59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21년 1군에 데뷔해 통산 75경기 4승2패 1세이브 4홀드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는 14경기 1승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에 그친 뒤 KT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KT 문용익/ ksl0919@osen.co.kr

KT 위즈 문용익/cej@osen.co.kr
올해 기장 스프링캠프 당시 이강철 감독은 “150km에 좋은 변화구를 갖고 있다. 문용익을 뽑은 게 수확인 것 같다”라면서 “우리 팀에 문용익처럼 삼진을 잡는 유형의 투수가 없다. 문용익을 잘 활용해봐야 할 것 같다. 한 번 키워보려고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현재 문용익은 이강철 감독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남기고 있다. 올 시즌 10경기 등판했고 승패 홀드 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14.21의 성적. 지난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는 2이닝 동안 1피안타 8볼넷 2탈삼진 5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2이닝 동안 던진 공은 무려 69개. 스트라이크는 26개에 불과했다.
이미 문용익이 올라왔을 시점 승기는 두산 쪽으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문용익이 볼넷을 남발하며 대량 실점 하는 과정에서도 교체하지 않았다. 9회 시점 과정에서 유격수 박민석의 실책으로 실점이 늘어나긴 했지만 문용익의 제구 난조는 이강철 감독을 답답하게 하기 충분했다.
KT 위즈 문용익/cej@osen.co.kr
투구수가 70개에 육박했기에 당장 주말 롯데 3연전 등판은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문용익을 1군에 남겼다. 투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마냥 현재를 위한 엔트리 운영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이강철 감독은 12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갖고 있는 게 너무 너무 좋지 않나. 아까워서 그렇다. 2군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라면서 “던지고 매번 1군에서 빠지면 무엇을 배우겠나. 던지고 나서 느끼는 것도 있어야 하지 않나”라면서 “그래서 오늘 문용익에게 무엇을 느꼈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투수코치가 먼저 물어봤더라. 문용익이 '힘으로 던지는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하더라.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용익의 구위는 여전히 뛰어나다. “볼넷 아니면 삼진이었다. 어제(11일) 정타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이강철 감독. 힘이 떨어졌을 때 느린 변화구도 던져보고 하면서 투구 요령을 배우는 것이다”라면서 거듭 강조했다.
KT 위즈 문용익/cej@osen.co.kr
그리고 이강철 감독은 캐치볼을 마치고 돌아오는 문용익을 붙잡고 한참 동안 대화를 했다. 이강철 감독이 문용익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볼넷 8개를 내주고도 여전히 놓지 못하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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