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잘 던질 수 없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마무리 문승원에게 후회없이 던져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 문승원은 지난 1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인천경기에서 5-2로 앞선 9회초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2실점했다. 결국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조병천으로 교체됐다. 5-4로 추격당한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 조병천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세이브를 따냈다.
문승원은 첫 타자 전준우에게 4구만에 149km짜리 직구가 통타당해 좌중간 솔로홈런을 맞았다. 이어 레이예스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흔들렸고 나승엽은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2루 동점위기까지 몰렸다. 윤동희를 내야뜬공으로 잡았으나 노진혁에게 좌전적시타를 맞고 5-4로 추격당했다.
이제는 1사1,2루 역전 위기에 몰리자 이숭용 감독은 문승원을 내리고 조병천을 투입했다. 조병천은 흔들리지 않고 박승욱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이정훈은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하고 터프세이브를 따냈다. 조병현은 값진 1승을 지키고 데뷔 4년만에 첫 세이브 기록이었다.
팀은 이겼지만 문승원에게는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 감독도 고민을 거듭하다 교체했다. 주전 마무리를 쉽게 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가 넘어갈 수 있는 위기에서 교체카드를 던졌고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그래서 더욱 마무리의 마음을 헤아릴 수 밖에 없다.
이 감독은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문승원과 즉석 면담을 했다. "내가 면담을 잘 안하는데 승원이가 인사하고 다가 오더라. 어제는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마무리 내리고 신인급을 올렸다. 고민을 했다. 끝나고 승원에게 이야기를 안했고 오늘 경기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승원이가 많이 부담스러워했다. '마무리인데 안좋은 모습을 보이니 팀이 약해보인다는 생각들었다'고 말하더라. 내가 '전혀 그런 생각하지 말고 전반기 퍼포먼스를 생각하라. 늘 잘 던질 수 없다. 사이클이 있다. 누구도 그렇게 생각 안한다. 자신을 믿어라. 모든 사람들이 너를 마무리로 생각하는 것은 변함없다'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어제 잠을 잘 못잤다고 했다. 이기적으로 자신만 생각해야 팀이 이긴다. 거기에 포커스 맞춰라. 마운드에서 후회없이 던지고 하늘에게 맡겨라'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원래 고참이 되면 책임감이 많아진다. 승패와 직결되면 힘든 부분도 있다. 누구나 겪는다. 얼마만큼 털어내고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