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에 주장 완장이 없다면 심판과 대화할 수 없다.
독일 '빌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새 시즌이 시작되면 각 팀 주장만 심판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라고 보도했다.
축구 경기 중 심판, 주심의 난해한 판정으로 선수들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은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수많은 선수들이 주심을 둘러싸고 목에 핏대를 높이기도 한다.
다음 시즌 분데리가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빌트는 "팀 주장만 심판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이 새로운 규칙은 11일(현지시간) 열린 독일축구연맹(DFB) 회의에서 논의됐고 본지의 취재로 확인했다. 이번 회의에는 심판담당 DFB 부회장 로니 지머만과 새 심판 위원장 크누트 키르셰가 참여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러한 새 규칙은 지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처음 도입돼 집단 항의 방지를 위해 운영됐다. 이 규칙은 2024-2025시즌 개막과 함께 유럽대항전, 분데스리가, 2.분데스리가(2부 리그), 3부 리가, 레기오날리가에서도 적용되며 이후 아마추어리그에도 적용될 예정이다"라고 알렸다.
이로써 다음 시즌 김민재를 비롯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판정에도 항의할 수 없게 됐다. 유일하게 심판에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선수는 주장 마누엘 노이어다.
노이어의 포지션은 골키퍼다. 일반적으로 다른 필드 플레이어들보다 심판과 거리가 멀다.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 DFB는 아직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빌트는 "골키퍼가 완장을 찰 경우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는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 유로 2020에선 필드 플레이어 한 명이 '대체 심판 대화자'로 지정돼야 했다. 이는 골키퍼가 논란이 되는 판정마다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달려가야 하는 상황을 방지, 경기 지연을 막기 위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유로 2024에선 이탈리아의 수문장이자 주장인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이 새로운 규칙을 지키지 않고 골문을 벗어나 항의했고 옐로카드를 받았다. 분데스리가의 심판 수뇌부는 골키퍼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반복적으로 규칙을 어겨 출전 정지를 당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라고 알렸다.
DFB는 이 규칙이 경기 흐름을 더 원활하게 하며 선수와 심판의 불필요한 대화를 줄이며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골키퍼가 주장인 경우 해결책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빌트는 "현재 이 규칙을 어떻게 적용할지, 골키퍼가 주장인 경우 어떤 대체 방안이 좋을지에 대한 회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 규칙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모든 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