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박찬호는 올 시즌 최강 9번타자로 손색이 없다. 시즌 초반에는 톱타자로 출장한 박찬호는 6월 무렵 9번타순으로 옮겼고, 최근 3할 타율로 올라섰다.
박찬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에 큰 역할을 했다.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승부처에서 활약했다.
KIA는 LG 선발 투수 엔스의 호투에 막혀 8회까지 0-2로 끌려갔다. 9회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로 나선 박찬호는 LG 마무리 유영찬의 직구를 때려 중견수 왼쪽 2루타로 출루했다. 과감한 주루로 2루까지 질주했다. 1사 3루에서 최원준의 적시타 때 득점을 올렸다.
이후 KIA는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좌중간 적시타 때 1루주자 김도영이 도루 스타트를 끊어 홈까지 질풍처럼 달려 2-2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0회초, KIA는 1사 후 서건창의 볼넷, 한준수의 우전 안타로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박찬호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결승타점이었다. 이후 2사 1,2루에서 최원준의 1타점 적시타와 우익수 송구 실책으로 5-2까지 달아나 승리했다.
경기 후 박찬호는 “2점 차로 벌어졌을 때는 좀 쉽지 않겠다 싶긴 했는데, (9회)내가 선두 타자로 출루하면 무슨 일이든 생길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최대한 출루를 하는 데 집중했고, 실투가 들어와서 좋은 타구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10회 결승타점 상황에 대해 “병살타 리스크가 있어서, 원래 같았으면 두 번째 공 슬라이더에 스윙을 했을텐데 그쪽을 버린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 낮은 건 아예 버리고, 잘 맞은 외야 플라이는 너무나 자신있기에 아무렇게나 쳐도 그런 타구가 많이 나와서 S존만 잘 생각하고 쳤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5푼(40타수 14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3할로 끌어올렸다. 시즌 성적은 타율 3할4리(313타수 95안타) 2홈런 49타점 OPS .719를 기록 중이다.
박찬호는 9번 타순에 대해 “심적으로 편하다. 수비에 집중하게 되는 느낌이다. 사실 내 앞에서 다들 너무 잘 치니까 내가 3할 타자라는 느낌을 못 받는다. 3할이 아닌 것 같다. 다들 너무 잘 치니까 좀 초라해지더라”며 “내가 그렇게 나쁜 성적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좀 많이 초라해지는 게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수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고, 공격력은 이제 덤이라고 생각하려 한다"고 전했다.
KIA는 팀 타율(.296) 장타율(.454) OPS(.824) 모두 1위다. 소크라테스, 김도영,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까지 주전 라인업 대부분이 최근 10경기에서 3할대 타율로 동반 폭발 중이다.
박찬호는 개인 성적이나 상(골든글러브)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골든글러브를 언급하자, 박찬호는 “그것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길어야 20년 하는데, 20년 동안 우승권 전력을 갖춘 팀 동료를 만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찬스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또 언제 올지 모르는 절호의 찬스고, 이런 팀 동료들을 언제 만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우승 밖에 생각이 없다. 매일 그런 생각을 하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