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축구인 박주호가 한숨이 나올정도로 전력강화위원회는 정보 유출이 최악이었다.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은 8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력강화위 회의에서 국내) 감독님이 (국가대표팀 감독이) 돼야 한다고 했다"라며 "어떻게 보면 빌드업인 것 같다. 회의 시작 전부터 (국내 감독 선임 뉘앙스를) 계속 이어 나갔다"라고 전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7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하루 뒤인 8일에는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총괄이사가 홍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이후 지난 2월 새 감독 선임에 착수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5개월간 물색을 마치고 최종 후보 3인 중 한 명이었던 홍 감독을 선임한 것이다.
박주호 위원은 가장 한국행에 열성적이었던 제시 마치의 검증 과정도 상세히 전했다. 그는 "마치 감독이 한국에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황)희찬이와의 연도 있었고 한국 선수들만의 장단점, 성향을 두고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은 어느 정도 (대표팀 감독직을) 한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박 위원이 검증했던 후보군과의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마치 감독과의 협상은 조건을 두고 결렬됐다. 그는 직후 캐나다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았다.
특히 박주호 위원은 전력강화위원회의 보안이 최악이라고 전했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임생 기술이사도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이 기술이사는 "유출에 대한 걱정 때문에 조심스럽게 진행했다"라고 설명했을 정도.
박주호 위원은 회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유출된 점도 전력강화위 활동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시간이라는 건 과장이 아니었다. 회의가 진행 중인데 기사나 온라인 커뮤니티 '썰'로 진짜 내용이 올라왔다.
박 위원은 "회의 끝난 뒤 정해성 위원장에게 전화가 오곤 했다. 심지어 회의 중에도 유출됐다. 깜짝 놀랐다. 위원장이 제발 유출하지 말자고 부탁을 하는데 카톡으로 그렇게 쓰자마자 바로 뜨는 경우도 있었다. 유출된 정보만 기사나 이야기에 활용하는 게 아니고 개인 생각도 섞어서 넣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충격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따라서 정해성 위원장이 직접 해명을 해야 한다. 선임 직후 부터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꼈지만 외부에 모든 정보가 유출된 상황을 막지 못한 책임을 공개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젊은 축구인의 책임감 있는 발언에 선배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옳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