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스태프 개편은 시즌 중 분위기가 안 좋을 때 가장 자주 쓰는 반전 카드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1군 주요 코치들을 퓨처스팀으로 강등시키고 퓨처스 코치들을 1군으로 불러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독이 직접 나서기도 하지만 구단에서 주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후자의 경우 감독으로서는 큰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5일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줬다. 정대현 퓨처스 감독이 1군 수석 겸 투수 코치를 맡게 됐고 타격 강화를 위해 타치바나 3군 타격 코치가 후반기부터 1군 타격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퓨처스 강영식 투수 코치와 채상병 배터리 코치는 1군 불펜 코치와 배터리 코치를 담당한다.
이병규 수석 코치는 퓨처스 감독, 정민태 투수 코치는 퓨처스 투수 코치, 이정식 배터리 코치도 퓨처스 배터리 코치를 담당하며 선수 육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또한, 권오준 불펜 코치는 재활군 담당으로 이동했다.
삼성은 “후반기 팀 쇄신을 위해 코칭스태프 일부 개편 및 보직 변경을 했다”고 밝혔으나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없지 않다. 삼성은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4.49)로 3위로 마감한 반면 팀 타율은 2할6푼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타격 파트에 변화를 주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성은 1군 투수 코치 2명 모두 바꾸고 타격 코치 2명 모두 그대로 뒀다.
퓨처스행 통보를 받은 이병규 수석 코치와 정민태 투수 코치는 박진만 감독이 데려온 코치들이다. 이번 코칭스태프 개편은 감독의 요청보다 구단의 주도로 진행된 조치로 풀이된다. 코칭스태프 개편에 따라 선수단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은 개막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으나 44승 39패 2무(승률 .530)를 거두며 4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선전이다. 하지만 삼성은 후반기 팀 쇄신을 이유로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에서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 야구 원로는 이번 코치진 개편을 두고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28일 수원 KT전 이후 5연패에 빠진 삼성은 9일 NC 다이노스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주중 3연전을 치른다.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던 팀내 홈런 공동 선두 김영웅(내야수)이 돌아온 건 반가운 소식. 뒤숭숭한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승리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