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 프라이데이.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은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에게 올 시즌 홈런 개수를 물었다. 맥키넌이 “4개 쳤다”고 답하자, 황성빈은 “맞다. 나도 4개다. 나는 맥키넌도 4개 친 거 알고 있었다”고 환히 웃었다.
장타 생산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황성빈의 도발(?)에 자극받은 것일까. 맥키넌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팬투표 116만7200표, 선수단 투표 95표를 받아 드림 올스타의 베스트12 1루수로 선정된 맥키넌은 5번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킹콩 코스프레를 한 맥키넌은 0-1로 뒤진 2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섰다. 고릴라 복장으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맥키넌은 나눔 올스타 두 번째 투수 하영민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맥키넌은 0-3으로 끌려가던 4회 2사 1루서 나눔 올스타 4번째 투수로 나선 김재열을 상대로 우월 투런 아치를 빼앗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6구째 146km 짜리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비거리는 100m.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날 홈런과 2루타를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린 우수타자상을 받았다.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낸 맥키넌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 올스타에 뽑힌다는 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축복이다. 지금껏 경험했던 가장 즐거운 야구 경기로 꼽을만했다. 저와 제 동료들을 위해 투표해주신 모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즐거운 후반기를 보내고 가을 야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맥키넌은 전반기 72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4리(272타수 80안타) 4홈런 36타점 28득점 1도루 OPS .767을 거뒀다. 3~4월 3할6푼9리(103타수 38안타)의 고타율에 3홈런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 외국인 타자라면 폭발력 넘치는 장타 생산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5월 18일 한화전 이후 손맛을 보지 못했다.
치열한 승부보다 이벤트 게임의 성격이 짙은 올스타전이긴 하지만 홈런을 때려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긴 하다. 삼성은 오는 9일부터 3일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후반기 첫 3연전을 치른다. 올스타전 우수 타자상을 받은 맥키넌이 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해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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