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은 6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아레나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개최국' 독일을 2-1로 꺾었다.
스페인은 준결승에서 프랑스와 맞붙는다. 강력한 우승후보끼리 맞대결이다. 프랑스는 같은 날 뒤이어 펼쳐진 경기서 승부차기로 포르투갈을 제압하고 올라왔다. 반면 독일은 유로 최초로 8강에서 탈락한 개최국이 되고 말았다.
이날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니코 윌리암스-알바로 모라타-라민 야말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파비안 루이스-로드리-페드리가 중원에 섰다. 마르크 쿠쿠렐라-에므리크 라포르트-로뱅 르노르망-다니 카르바할이 포백을 꾸렸고 우나이 시몬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독일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카이 하베르츠가 득점을 노렸고 자말 무시알라-일카이 귄도안-리로이 사네가 공격 2선에 섰다. 토니 크로스-엠레 잔이 중원을 채웠고 다비트 라움-요나탄 타-안토니오 뤼디거-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세웠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경기가 갈수록 거칠어졌다. 테일러 주심이 카드를 아끼자 양 팀 선수들의 공 다툼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전반에만 뤼디거와 라움, 르노르망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르노르망은 옐로 트러블로 프랑스와 4강전에 뛸 수 없게 됐다.
좀처럼 골이 나오지 않았다. 독일은 하베르츠가 몇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스페인은 윌리암스와 야말을 활용해 측면을 공략했으나 노이어를 넘어서지 못했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스페인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7분 야말이 우측에서 꺾어 들어오며 중앙으로 패스했다. 쇄도하던 올모가 이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독일이 공세를 펼쳤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후반 25분 안드리히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고, 후반 32분 퓔크루크의 슈팅은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스페인은 후반 35분 윌리암스, 야말을 불러들이고 미켈 메리노, 미켈 오야르사발을 넣었다.
독일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44분 막시밀리안 미텔슈타트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키미히가 머리로 어렵게 떨궈놨다. 이를 비르츠가 강력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1-1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최종 승자는 스페인이었다. 연장 후반 1분 무시알라의 슈팅이 쿠쿠렐라의 팔에 맞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위기를 넘긴 스페인은 후반 14분 메리노가 올모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2-1로 다시 앞서 나갔다.
경기 종료 직전 카르바할이 무시알라를 막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으나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독일은 추가시간 퓔크루크의 결정적인 헤더가 골문을 외면하며 고개를 떨궜다. 결국 경기는 스페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독일은 크로스의 은퇴 대회이자 조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8강 탈락하게 됐다.
크로스는 그의 마지막 경기에서 좋지 못한 모습만 보였다.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기회창출 2회, 상대 박스 내 터치 2회, 크로스 성공률 50%, 태클 성공률 25%에 그쳤다.
의욕이 앞섰을까. 그는 평소 자주 보이지 않았던 거친 모습도 보였다. 스페인 선수들이 위협적으로 느낄만큼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 전반전 초반 2002년생 미드필더 페드리를 향해 들어간 무모한 태클이 대표적인 예다.
경기 종료 후 스페인 왕립 축구협회는 "페드리는 테스트 결과 왼쪽 무릎에 2등급 내측 염좌 판정을 받았다"라며 이번 대회 잔여 경기 출전이 어렵다고 알렸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크게 불만을 표했다. 페드리에게 부상을 안긴 크로스에게 퇴장이 주어져야 했다는 게 그의 주장.
페드리는 스페인 대표팀의 핵심이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선발로 나섰고 16강 조지아와 맞대결에서도 선발로 출전하며 스페인 공격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페드리는 2023-2024시즌 여러 차례 부상으로 고통받았기에 이번 부상은 페드리에겐 더 크게 와닿을 수 있다.
데 라 푸엔테는 "난 크로스의 태클이 퇴장감이라고 생각한다. 페드리가 경기장에 있든 없든 그는 계속해서 경기력에 기여할 것이다. 이제 모든 선수를 기용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랐다"라고 말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