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7월이 시작됐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이름은 언급도 되지 않고 있다.
7월이 되면서 미국의 다양한 매체에서 트레이드 후보들을 나열하며 어느 팀으로 갈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예비 FA’로 지난겨울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지 않았던 김하성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샌디에이고가 46승42패(승률 .523)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2위로 가을야구 경쟁을 하면서 ‘셀러’가 아닌 ‘바이어’로 트레이드 시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즌 후 연장 계약이 어렵더라도 샌디에이고가 당장 주전 유격수 김하성을 팔 순 없다.
또 다른 예비 FA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도 소속팀 밀워키 브루어스가 50승34패(승률 .595)로 NL 중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어 트레이드 가능성이 사라졌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유격수를 찾는 팀들로선 눈에 띄는 매물이 별로 없다. 유격수가 시급한 LA 다저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다저스는 주전 유격수로 뛰던 무키 베츠가 지난달 중순 사구로 왼쪽 손목 골절상을 입고 이탈하며 최대 8주 소견을 받았다. 부상이 아니었더라도 베츠를 계속 유격수로 쓰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유격수로서 실책 9개로 송구에 약점을 드러냈고, 수비 부담이 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려스러운 요소였다.
2루수 개빈 럭스가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가운데 베츠를 원래 계획대로 2루수로 옮기면서 유격수 자원을 외부에서 수혈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눈에 띄는 유격수가 시장에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격수 보 비셋도 다저스의 선택지 중 하나로 보인다. 내년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되는 비셋도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만한 후보로 꼽힌다. 토론토에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함께 비셋을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지금보다 성적이 떨어지면 또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비셋이 다저스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애슬레틱’은 지난 2일 ‘토론토가 비셋 트레이드를 결정한다면 다저스에 이상적인 선수로 보인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유격수에서의 수비력이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은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부터 수비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2018년 데드라인에 영입한 매니 마차도에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다저스가 영입한 대형 포지션 선수들은 모두 수비가 강했다. 하지만 비셋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벌 팀 평가자들은 비셋이 때때로 부주의하고 서두른다고 말한다. 최근 1년간 3차례나 다리를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그의 수비 범위가 줄어든 원인이 됐을 것이다. 올해 유격수 OAA 23위, DRS 28위로 주요 수비 지표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며 수비 부진이 타격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봤다. 2021~2022년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AL) 최다 안타를 쳤던 비셋은 올해 70경기 타율 2할3푼4리(274타수 64안타) 4홈런 28타점 OPS .623으로 타격도 커리어 로우 성적을 내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비셋과 베츠의 중앙 내야는 역동적일 것이고, 적절한 영입 비용만 있다면 다저스는 분명 뛰어들 것이다. 하지만 다음 시즌까지 구단이 통제할 수 있는 비셋을 토론토가 헐값에 팔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양질의 유격수 영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저스는 베츠, 미겔 로하스, 럭스를 어떤 조합으로 구성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베츠가 빠진 뒤 주전 유격수로 나선 로하스가 평균 이상 수비에 타율 2할9푼7리(148타수 44안타) 3홈런 OPS .790으로 타격도 깜짝 활약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은 낮다. 유격수에 대한 갈증이 큰데 다저스로선 김하성이 시장에 나오지 않은 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프리드먼 사장이 중시하는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 매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설령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더라도 샌디에이고가 같은 지구 라이벌 다저스에 김하성을 보낼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구미를 당기는 강력한 유망주 카드였다면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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