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귀 은돔벨레(28)가 고국 프랑스에서 부활을 꿈꾼다. 다음 시즌 토트넘 홋스퍼를 적으로 상대하게 될 수도 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2일(한국시간) "은돔벨레가 OGC 니스를 선택했다! 그는 새로운 클럽을 정했다. 토트넘과 계약을 종료하고 더 이국적인 제안을 거부한 뒤 니스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보도했다.
산티 아우나 기자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2026년 6월까지. 그는 "은돔벨레는 니스에 입단하기 위해 유럽과 중동에서 온 중요한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이미 신체적으로 준비를 마쳤으며 좋은 시즌을 보내고 싶어 한다"라고 설명했다.
리옹 시절 함께했던 플로리앙 모리스 단장의 도움도 있었다. 스타드 렌을 거쳐 니스에서 일하고 있는 그가 은돔벨레를 부른 것. 둘은 약 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은돔벨레는 토트넘 팬들이라면 치를 떨 수밖에 없는 이름이다. 둘의 악연은 5년 전 시작됐다. 은돔벨레는 지난 2019년 리옹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무려 옵션 포함 6300만 파운드(약 1107억 원).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하지만 은돔벨레의 토트넘 생활은 대실패였다. 그는 좀처럼 프리미어리그(PL)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고, 안일한 수비 가담과 불성실한 태도,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비판받았다.
무엇보다 태도가 문제였다. 은돔벨레는 2022년 1월 모어컴과 FA컵 경기 도중 팀이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 아웃됐다.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천천히 걸어 나오며 팬들의 분노를 샀다. 주제 무리뉴 감독도 그를 지도하면서 "더 이상 기회를 줄 수 없다"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결국 은돔벨레는 임대 생활을 전전했다. 그는 친정팀 리옹에서 2021-2022시즌 후반기를 보냈고, 나폴리에서 2022-2023시즌을 소화했다. 지난해 여름에도 갈라타사라이에서 1년을 보냈다. 하지만 은돔벨레는 튀르키예 무대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완전 이적에도 실패한 채 또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결국 토트넘은 은돔벨레 판매를 포기하고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는 그를 내보냈다. 그에게 지불한 위약금 규모만 500만 파운드(약 88억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7000만 유로의 몸값으로 와서 공짜로 팀을 떠난 은돔벨레. 그것도 5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매주 20만 파운드(약 3억 5000만 원)를 받았기에 토트넘 역대 최악의 먹튀로 불리고 있다.
그럼에도 니스가 무적이 된 은돔벨레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 역시 제안을 받아들였다. 은돔벨레가 니스를 택한 이유는 돈이 아니었다. 풋 메르카토는 "은돔벨레는 상당한 연봉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을 떠날 준비가 돼 있었다. 돈은 그의 원동력이 아니다. 그는 새로운 진지한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은돔벨레는 또 다른 임대 생활을 피하고 싶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과체중으로 받은 비난을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은돔벨레는 최고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 치료하며 대대적으로 몸을 준비했다"라며 "은돔벨레는 그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는 이제 이상적인 체중으로 돌아왔고, 그 어느 때보다 의욕이 강하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 때와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고 한다. 풋 메르카토에 따르면 은돔벨레는 아직 자신이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많다는 걸 보여주기로 결심했고, 몇 가지 해외의 제안도 거부했다. 그는 새로 부임한 프랑크 에스 감독 밑에서 완전히 재출발하면서 젊은 선수단에 자신의 경험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만약 은돔벨레가 프랑스 무대에서 부활에 성공한다면 니스로서도 최고의 투자다. 그는 한때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도 맹활약을 펼치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적료도 없이 데려온 은돔벨레가 그 시절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야말로 대박 영입.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토트넘 팬으로서 은돔벨레를 보는 건 꽤 좌절스러웠다. 하지만 그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힘든 5년을 보내고 다시 축구에 대한 사랑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라며 "은돔벨레의 가격표와 임대 시절 저조한 활약을 고려하면 그의 커리어는 토트넘의 가장 큰 실패다. 그에게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은돔벨레와 토트넘은 유럽 대항전에서 적으로 만나게 될 수도 있다. 니스와 토트넘 모두 다가오는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 출전하기 때문. 두 팀은 지난 시즌 각각 리그 1과 프리미어리그에서 똑같이 5위를 기록하며 UEL 진출권을 얻었다.
조별리그부터 만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토트넘은 1포트, 니스는 2포트에 속해있기 때문. 은돔벨레가 니스에서도 벤치만 지키지 않는다면 그가 토트넘 골문을 정조준하는 그림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만약 그가 친정팀을 상대로 득점한다면 토트넘 팬들로서는 악몽이나 다름없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풋 메르카토, 토트넘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