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끝에 순리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SSG는 2일, 기존 외국인 선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자 명단 복귀를 공표하면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했던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와의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기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6주간의 재활기간 및 2번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고,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시라카와에게 이날 계약 종료 의사가 전달했고 구단은 특별한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다.
시라카와는 5경기 동안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2승2패 평균자책점 5.09(23이닝 13자책점) 27탈삼진 9볼넷의 성적을 기록했다. 혹자들은 만족하기 힘든 성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SSG 입장에서는 당장 선발 한 자리 공백을 충실하게 채워준 성실한 투수였다. 시라카와는 이날 고별전 없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오는 3일, 웨이버 공시될 전망이다.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숭용 감독은 "저희 나름대로 아름다운 이별을 결정했고 잘 설명했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보다는 국적은 달라도 선배 야구인으로서 응원을 해줬다. 좋은 추억을 만들었고 KBO리그 다른 팀을 가든, 일본을 가든 응원하고 좋은 추억을 갖고 다시 만날 수 있는 인연이 있을 것이다"라면서 "시라카와의 준비하는 모습, 루틴, 웨이트장에서의 모습, 야구를 대하는 자세 등을 봤을 때, 충분히 NPB(일본프로야구)에 갈 수 있다. 그럴만한 자질이 있고 능력이 있다고 얘기해줬다. '네 자신을 더 믿었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시라카와 역시 자기 인생에 큰 경험을 했고 여기에서 좋은 선배들과 함께 많은 것을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구단 내부에서도 엘리아스와 시라카와를 두고 팽팽하게 갈렸다. 마지막 결정은 현장의 수장인 이숭용 감독이 해야 했다. 이 감독은 "정말 어제(1일) 월요일 저녁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제가 결정하는 것에 따라서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면서 포스트시즌, 큰 경기에서의 모습을 상상하며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부메랑까지 고려했던 것.
그는 "감독 입장에서 지금도 중요하지만 포스트시즌도 봐야 한다. 만약 우리가 엘리아스를 포기하고 다른 팀에 갔다고 생각했을 때를 생각해봤다. 그 부분이 걸렸다. 또 잠실을 가게 되면 또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두산을 의식한 선택이기도 했다고 시사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포스트시즌을 갔을 때 긴박한 상황에 시라카와를 과감하게 낼 수 있을까도 고민해봤다. 롯데전을 봤지만, 좋아진다고 하겠지만 어린 친구이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해서 한 번에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고민들 끝에 결국 엘리아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앞으로 봤을 때 엘리아스를 선택하면서 순리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아프지 않을 때 포스트시즌에서의 보여준 퍼포먼스도 있다. 건강한 엘리아스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라면서 "더 아플까 싶다. 후반기, 그리고 내일이 중요하다. 후반기 키 플레이어는 무조건 엘리아스"라고 강조했다.
엘리아스는 오는 3일 창원 NC전 선발 등판해 복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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