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 시라카와 케이쇼(23)가 일본 독립리그 신화를 쓸 수 있을까.
SSG는 오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송영진을 예고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착오로 인해 송영진이 아닌 시라카와를 선발투수로 예고를 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SSG의 실수가 큰 관심을 끈 이유는 하필 실수로 전달한 선발투수가 향후 거취를 두고 계속 화제가 되고 있는 시라카와이기 때문이다. 시라카와는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로 SSG와 6주 총액 180만엔(약 1542만원)에 계약했다. 올 시즌 성적은 5경기(23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중이다. 수치상으로 좋아보이는 성적은 아니지만 지난 7일 롯데전에서 1⅓이닝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 패전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4경기(21⅔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49로 좋은 활약을 했다.
엘리아스의 복귀가 임박하면서 SSG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시라카와는 엘리아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이기 때문에 엘리아스가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면 팀을 떠나야 한다. SSG가 만약 시라카와를 선택하고 싶다면 시라카와와 정식 외국인투수 계약을 맺으면서 외국인선수 교체 횟수를 한 번 사용하고 엘리아스를 웨이버 공시 해야한다.
엘리아스는 올해로 KBO리그 2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 좌완투수다. 올해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재계약을 했고 올 시즌 성적은 7경기(40이닝) 2승 3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중이다. 지난달 12일 KIA 등판 이후 좌측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7이닝)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며 복귀 준비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는 불펜피칭을 하며 컨디션을 확인했다.
시라카와와 엘리아스는 장단점이 뚜렷한 투수들이다. 시라카와는 강렬한 구위와 어린 나이가 장점이다. 이제 만 23세로 단순히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을 본다면 더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일본 독립리그 출신으로 KBO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학 싶다는 동기부여도 강하다. 다만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일본에서 뛰고 싶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SSG와 계속 함께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시라카와가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10월 이전에 KBO리그 구단과의 계약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반대로 엘리아스는 올해 만 36세가 되는 베테랑 좌완투수다. 지금 당장의 기량만 본다면 엘리아스가 더 안정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기대하기 힘들다. 부상 전에 확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더구나 브랜든 와델이 부상당한 두산이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 후보로 시라카와와 엘리아스를 올려두고 있는 상황이라 SSG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SSG 이숭용 감독은 지난달 30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내일 정도는 내가 결정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화요일보다는 내일 결정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어떤 결정을 하든지 이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팀에 가더라도 잘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다른 팀에 가서 또 다른 팀을 잡아주면 좋지 않겠나. 우리와 함께 했던 팀 메이트니까 부상 당하지 말고 끝까지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숭용 감독이 "만약 엘리아스로 가게 된다면 시라카와는 다음주 화요일(7월 2일)이나 수요일(3일) 창원 NC전에서 마지막으로 등판을 하게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었기 때문에 2일 선발투수로 시라카와가 예고됐을 때는 팬들은 SSG가 엘리아스를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SSG는 "선발투수 전달 과정에서 착오가 있어 선발투수가 시라카와로 잘못 전달된 것 같다. KBO측에 변경을 요청했고 NC에도 양해를 구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숭용 감독은 1일 시라카와와 엘리아스 중 누구와 계약을 할지 발표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결국 발표 시점은 오는 2일로 늦어지는 분위기다. 시라카와의 계약은 4일까지이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현재로서는 SSG가 엘리아스를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시라카와는 어디까지나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이고 현재 기량은 엘리아스가 더 나은 것이 맞기 때문에 엘리아스를 선택하는 것이 정석적인 결정이다. 하지만 시라카와가 지금까지 보여준 매력적인 모습을 고려하면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국에 온 일본 독립리그 출신 시라카와가 쿠바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엘리아스를 밀어내고 새로운 신화를 쓰게 될지, 아니면 베테랑 엘리아스가 건재함을 과시할지 SSG의 결정에 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