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가 가장 고민이다".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달리는 KIA 타이거즈를 보는 시각은 복잡하다. 팀 평균자책점 2위, 팀 타율 1위, 팀 OPS 1위를 달리는 등 전력에서 가장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수비만 나오면 고개를 들 수 없다. 실책수 84개로 압도적인 최다 1위이다. 삼성의 48개에 거의 두 배에 가깝다.
1위를 독주하지 못하는 이유도 실책으로 꼽히고 있다. 투수들의 실점(422점)과 자책점(354)의 차이가 무려 68점에 이른다. 역시 가장 많다. 실책으로 지는 경기가 잦다. 특히 뼈아픈 역전패 경기도 많다. 6월25일 사직 롯데전에서 1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도 실책 하나가 빌미가 되면서 굴욕으로 이어졌다. 6월28일 광주 키움전 1이닝 10실점 등 17실점 굴욕도 실책 3개가 포함되어 있었다
내야수들의 실책수를 보면 3루수 김도영이 19개로 가장 많다. 2위 두산 강승호(11개)와 차이가 8개나 된다. 21홈런-23도루를 달성했고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도전하는 등 강력한 공격력으로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지만 수비는 숙제이다. 스스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민이다. 실책을 줄이면 KBO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도영 뿐만이 아니다. KBO리그 간판 유격수로 발돋음한 박찬호는 10개로 최다 공동 4위에 랭크되어 있다. 2루수 김선빈 6개, 1루수 이우성이 6개를 범했다. 2루수와 1루수를 병행하는 서건창도 4개를 기록했다. 외야수 소크라테스 4개, 최원준도 3개를 기록했다. 내야를 가리지 않고 실책수가 너무 많다.
실책이 많으면 지키는 야구를 못한다. 실책은 투수들의 맥을 빠지게 만들면서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특히 승부처에서 나오는 실책은 뼈아프다. 후반기는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돌입한다. 시즌을 가름하는 중요한 경기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 실책은 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책은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후반기 최대의 과제를 수비로 꼽았다. 이 감독은 "수비가 가장 고민이다. 실책수가 굉장히 많다. 그래서 투수들이 실점 많다. 투수들에게 큰 영향 미칠 수 있다. 자책점은 안올라가지만 실책으로 인해 하위타선에서 중심타순에 걸려 실점이 많아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책을 줄어야 실점도 준다. 후반기에는 최소화하도록 논의할 것이다. 기술보다는 심리적 부분 크다. 수비코치, 선수와 많은 이야기 하고 있다. 내야수들도 모여서 여러 이야기 해야 한다. 어떤 문제인지 체크하고 후반기 들어가겠다. 후반기에는 안정된 내야와 외야 이루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