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63km 강습 타구에 공을 던지는 오른팔을 맞았다. 금세 팔이 부어올랐지만 94구를 던지며 승리투수가 되는 투혼을 불살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우완 투수 크리스 배싯(35)이 그 주인공이다.
배싯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6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토론토의 9-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이후 5경기 만에 시즌 7승(6패)째를 거두며 개인 4연승을 달린 배싯은 평균자책점도 3.45에서 3.24로 낮췄다.
1회 1사 1루에서 배싯에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양키스 애런 저지의 시속 101.6마일(163.5km) 강습 타구가 배싯의 오른팔을 맞힌 것이다. 피할 틈도 없이 타구가 빠르게 날아들었다. 배싯의 오른팔을 맞고 1루 쪽으로 굴절된 타구는 내야 안타가 됐고, 배싯의 전완부가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과 트레이너가 마운드에 올라와 배싯의 팔 상태를 확인했다. 교체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배싯은 투구 의지를 보였고, 6회까지 94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배싯은 1회를 마친 뒤 엑스레이를 찍었다. 다행히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팔이 벌겋게 부어올라 정상적인 투구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배싯은 유니폼 안에 긴팔 언더셔츠로 갈아입고 마운드에 다시 올랐다. 통증을 다스리기 위해 팔을 압박하는 언더셔츠 입고 투구를 이어가며 남다른 프로 의식을 발휘했다.
경기 후 배싯은 “맞고 나선 바로 투구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 다음 이닝에 대해선 확신이 없었지만 던져보니 괜찮았다”며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한 것에 비해 오랫동안 보상을 받지 못했는데 이제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38승44패(승률 .463)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5위 꼴찌에 처져있는 토론토이지만 최근 4경기 3승1패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17경기(97⅓이닝) 7승6패 평균자책점 3.24 탈삼진 91개로 분투하고 있는 배싯도 토론토 반등에 힘이 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배싯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뉴욕 메츠를 거쳐 3년 6300만 달러 FA 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토론토에 몸담고 있다. 메이저리그 10시즌 통산 186경기(173선발·1034⅔이닝) 69승48패 평균자책점 3.46 탈삼진 948개를 기록 중이다. 토론토 이적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33경기에서 개인 최다 200이닝을 소화하며 16승8패 평균자책점 3.60 탈삼진 186개로 AL 다승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