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고의4구 이후 5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 오타니 쇼헤이(30)를 피했지만 LA 다저스 타자들에게 집중타를 맞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는 그야말로 대참사의 날이었다.
오타니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 7-7 동점으로 맞선 11회초 무사 2루 승부치기 상황에서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걸어나갔다.
1루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굳이 오타니에게 승부를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자동 고의4구에 오타니가 장비를 풀고 1루로 걸어가자 오라클파크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다저스 팬들도 적잖게 있었지만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압도적인 오라클파크에서 꽤 큰 야유가 홈팀의 결정에 나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타니 고의4구는 샌프란시스코에 악수가 됐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구원투수 션 젤리를 상대로 윌 스미스의 좌중간 2타점 2루타로 결승점을 냈다. 프레디 프리먼의 1타점 2루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안타, 크리스 테일러의 1타점 적시타, 제이슨 헤이워드의 2타점 2루타까지 5연속 안타가 폭발했다. 미겔 로하스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며 11회에만 무려 7득점 빅이닝을 휘몰아쳤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투수 젤리는 2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8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는데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었다. 평균자책점도 2.33에서 3.54로 1점 넘게 치솟았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젤리에게 한 이닝만 더 던져 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많은 실점을 한 건 아쉽지만 다른 투수를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불펜 데이로 총 7명의 투수를 쓰면서 남은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다저스의 14-7 연장 승리. ‘MLB.com’ 사라 랭스에 따르면 다저스의 연장전 7점차 승리는 1901년 이후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점수차 승리였다. 지난 1954년 8월30일 밀워키 브레이브스전 12-4, 8점차 승리 다음 가는 기록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연장 7실점도 1922년 8월7일 시카고 컵스전(10회 8실점) 이후 최다였다.
오타니의 자동 고의4구가 결과적으로 주자를 쌓게 하며 빅이닝의 발판이 됐지만 지극히 결과론이다. MLB.com도 ‘11회초 오타니가 선두타자로 나오자 샌프란시스코는 아메리칸리그(AL) MVP 2회 수상자에게 볼넷을 주기로 했다. 오타니가 경기 초반 내셔널리그(NL) 최다 26호 홈런을 터뜨린 것을 감안하면 이 결정을 비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타니는 이날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홈런을 쳤다. 우완 스펜서 하워드의 6구째 시속 85.6마일(137.8km) 슬라이더가 몸쪽 높게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걷어올렸다. 중앙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 2-2 동점을 만든 시즌 26호 홈런으로 타구 속도 시속 109.7마일(176.5km), 비거리 412피트(125.6m), 발사각 35도로 측정됐다.
지난달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이어 3일, 2경기 만에 홈런을 재가동한 오타니는 최근 12경기엣 홈런 9개를 몰아쳤다. 3~4월 32경기 7개, 5월 24경기 7개를 넘긴 오타니는 6월에만 25경기 12개으로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렸다. 이 부문 NL 2위 마르셀 오즈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21개)와 격차를 5개로 벌리며 1위 독주 체제를 시작했다.
이날까지 오타니는 올 시즌 81경에서기 타율 3할2푼1리(318타수 102안타) 26홈런 62타점 67득점 45볼넷 73삼진 16도루 출루율 .405 장타율 .645 OPS 1.050을 기록했다. NL 타율·홈런·득점·장타율·OPS 1위, 안타·출루율 2위, 타점 3위, 볼넷 6위, 도루 공동 8위로 주요 공격 부문에서 모두 10위 이내에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