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산 미사일’ 아롤디스 채프먼(36·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메이저리그 좌완 불펜 역사상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30대 중반이 넘어선 나이에도 최고 시속 167km 강속구를 뿌릴 정도로 건재하다.
채프먼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9회말 구원등판, 1이닝을 안타 없이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경기는 피츠버그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채프먼에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날이었다.
1-1 동점으로 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채프먼은 맷 올슨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오스틴 라일리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트리배스 다노, 션 머피를 연속 삼진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았다.
개인 통산 탈삼진 1197개를 기록한 채프먼은 메이저리그 좌완 불펜 최다 기록을 썼다. 종전 기록은 1995~2010년 16시즌 통산 422세이브를 거둔 빌리 와그너의 1196탈삼진이었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채프먼은 “삼진 2개만 잡으면 기록이라는 것을 알고 나갔다”며 “오늘 기록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수년간 많은 노력의 결과다. 매일 열심히 노력했고, 이런 이정표를 달성할 수 있어 하늘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우완 포함 구원투수 최다 탈삼진 기록은 호이트 윌헬름이 갖고 있는 1363개. 이어 구스 고시지(1340개), 크레이그 킴브렐(1236개), 리 스미스(1225개)에 이어 채프먼이 역대 5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데뷔한 채프먼은 뉴욕 양키스, 시카고 컵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올해 피츠버그까지 15시즌 통산 763경기 모두 구원등판, 727⅓이닝을 던지며 50승43패323세이브54홀드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올스타 7회에 선정된 특급 마무리투수로 2016년 컵스, 지난해 텍사스에서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 피츠버그와 1년 1050만 달러에 FA 계약한 올 시즌 35경기(29이닝) 3패2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3.72 탈삼진 49개를 기록 중이다.
신시내티 신인 시절이었던 2010년 9월2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최고 시속 105.8마일(170.3km)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강속구를 뿌렸던 채프먼은 36세 베테랑이 된 지금도 평균 시속 98.9마일(159.2km) 싱커를 던진다.
이날 머피를 헛스윙 삼진 잡을 때 던진 싱커는 시속 102.9마일(165.6km)로 측정됐다. MLB.com은 ‘채프먼은 36세의 나이에도 102마일(164.2km)을 던진 유일한 좌완 투수로 올 시즌 20번이나 던졌다. 최고 시속 104마일(167.4km)까지 던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