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cm 인간 만리장성’은 높아도 너무 높았다.
강병수 감독이 이끄는 U18 여자농구대표팀은 29일 중국 선전 롱화문화스포츠센터에서 개최된 ‘FIBA U18 우먼스 아시아컵 4강전’에서 중국에 61-79로 패했다.
또 다른 4강에서 호주가 일본을 68-63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호주 대 중국으로 정해졌다.
한국은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내년 U19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220cm의 거인소녀 장쯔위(17)는 역시 너무 컸다. 장쯔위는 점프도 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슛을 쏘고 리바운드를 쓸어담았다. 가만히 서 있어도 한국선수들이 점프한 것보다 더 높았다. 한국선수들은 그저 구경 밖에 할 수 없었다.
장쯔위는 1쿼터에만 7개의 야투 중 6개를 넣으며 12점을 몰아쳤다. 세 명의 선수가 둘러싸도 장쯔위가 골밑에서 공을 잡는 것을 도저히 저지할 수 없었다. 그래도 외곽슛이 호조를 보인 한국은 1쿼터를 21-24로 근소하게 뒤졌다.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한국은 장쯔위가 버틴 페인트존에서 슛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중국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한국은 2쿼터에만 3-21로 18점을 뒤지며 일찌감치 경기를 내줬다.
장쯔위는 전반에만 한국의 전체 점수와 같은 24점을 퍼부었다. 중국이 전반전 45-24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장쯔위의 위력 앞에 어떠한 전술도 의미가 없었다. 강병수 감독도 장쯔위가 득점하고 리바운드를 잡을 때마다 기가 막히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나마 장쯔위가 빠졌을 때 한국이 골밑으로 파고들 수 있었다.
승리를 확신한 중국도 3쿼터 중반 장쯔위를 빼면서 선수들 체력을 조절해 결승전에 대비했다. 장쯔위는 21분 35초를 뛰면서 34점, 1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경기를 마쳤다. 야투율 68%로 평소보다는 부진했다. 공격리바운드 9개를 잡았다.
한국은 이가현이 12점으로 팀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방소윤과 송윤하는 8점, 최예슬과 황현정은 7점을 기록했다.
이제 중국은 결승전에서 호주를 만난다. 호주 역시 최장신이 191cm 라라 솜파이로 장쯔위보다 29cm가 작다. 하지만 장쯔위를 제외한 평균신장은 호주가 더 크다. 과연 호주는 만리장성을 넘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