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1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기복에 머리가 아프다.
알칸타라는 지난 2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 3⅔이닝 4피안타(2피홈런)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했다. 3회까지 수비 실책 하나를 제외하곤 퍼펙트급 투구로 한화 타선을 압도했지만 4회에만 5실점으로 갑자기 무너졌다. 난타전 끝에 두산이 15-8로 승리하며 4연패를 끊긴 했지만 알칸타라의 투구는 고민거리로 남았다.
4회 선두타자 이원석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요나단 페라자에게 볼넷을 주며 주자를 쌓은 알칸타라는 안치홍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안타를 내주더니 노시환에게 중월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초구 시속 152km 직구가 몸쪽 낮게 들어갔지만 노시환의 배트에 제대로 걸려 자오이로 넘어갔다.
박정배 두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흐름을 한 번 끊어갔지만 알칸타라는 투아웃을 잡은 뒤 다시 흔들렸다. 황영묵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아 추가 실점했고, 이도윤을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어 최재훈 상대 5구째 직구가 머리 쪽으로 빠지며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고, 이도윤에게 2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8구째 직구도 몸쪽에 거의 몸에 맞는 볼 수준으로 깊게 들어갔다. 제구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동점 주자까지 나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알칸타라를 내렸다. 투구수가 7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7-0으로 앞서던 경기를 7-5로 쫓기면서 더 이상 흐름을 내줄 수 없었다. 2사 1,2루에서 올라온 홍건희가 이원석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승엽 감독은 27일 한화전을 앞두고 알칸타라의 4회 난조에 대해 “한중간으로 쏠린 공이 많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맞으면서 제구가 흔들렸다. 결정적인 건 마지막 최재훈한테 투스트라이크 잡고 볼넷을 내준 것이었다. 더 맞으면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당연한 교체라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늦었다고 봐야 한다”며 에이스 대우를 해주기에는 알칸타라의 제구나 경기 상황이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1경기(192이닝) 13승9패 평균자책점 2.67 탈삼진 162개로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한 알칸타라는 올 시즌 11경기(62⅓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4.04 탈삼진 31개로 부진하다. 4월말 팔꿈치 통증을 느낀 뒤 미국에 있는 주치의를 만나 진료를 받느라 한 달 넘게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지난달 말 복귀 후 6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5.81로 좋을 때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잠실 NC전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복귀 첫 승을 거뒀지만 한화전 난조로 이승엽 감독의 시름이 깊어졌다. 이 감독은 “많이 고민된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은 이날 한화 좌완 선발 김기중을 맞아 정수빈(중견수) 허경민(3루수) 양의지(지명타자) 김재환(좌익수) 강승호(2루수) 양석환(1루수) 김기연(포수) 이유찬(유격수) 조수행(우익수) 순으로 예고했다. 선발투수는 우완 최준호.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2경기 연속 선발 제외됐다. 이 감독은 “그저께(25일) 경기를 하다 등에 담이 걸렸다. 어제 회복하고 오늘 좋아졌지만 어제 조수행이 잘했다. (상대 선발 김기중이) 좌투수이지만 좌타 외야수 3명이 나간다. 어제 분위기가 좋았으니 그대로 이어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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