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이끌었다".
KIA 타이거즈 우완 김도현(23)이 아주 특별한 홀드를 챙겼다. 세이브급 홀드였다.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1이닝을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완벽하게 막았다. 팀의 4-1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마무리 같은 투구였다.
잘 던지던 선발 임기영이 4-1로 앞선 6회초 흔들렸다. 페라자 중전안타, 1사후 노시환에게 왼쪽 담장을 맞는 2루타를 허용하고 2,3루 실점위기를 맞았다. 다음타자는 채은성이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3점홈런 포함 4타점을 올렸고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터트리는 등 타격감이 좋았다.
안타 혹은 희생플라이를 내주면 추격을 당하는 시점이었다. 힘으로 눌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도현은 주눅들지 않고 볼카운트 2-2에서 몸쪽 꽉찬 151km짜리 직구를 찔러넣어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문현빈도 8구 승부끝에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대의 승부처에서 제몫을 했다.
뒤를 이은 곽도규, 전상현, 최지민이 모두 무실점 투구를 하며 팀은 4-1로 승리,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1차전에서 8-6으로 역전극을 펼치고도 장현식과 전상현, 마무리 정해영이 무너져 8-9로 역전패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또 추격을 허용했다면 연패로 몰릴 수 있는 위기에서 멋진 홀드도 팀을 구한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김도현이 무실점 투구로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5월 3일 1군 콜업을 받은 이후 불펜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20경기에 출전해 1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3.97를 기록하고 있다. 확실한 필승조는 아니지만 중요한 시점에서 멀티이닝을 소화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50km를 넘는 구속이 매력적이다. 투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변화구도 예리하다. 한화 외야수 이진영과 이민우를 내주고 영입한 유망주였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구속이 놀라울 정도로 빨라졌다.
이범호 감독은 "아주 좋은 자원이다. 길게 던질 수 있는 체력이 있다. 구종가치도 좋고 직구 스피드드 빠르다. 괜찮게 던져주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 중요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면 훨씬 좋아질 것이다. 잘던지다 몰리는 공이 좀 있는데 불리한 카운트에서 들어가다 맞는다. 마운드에서 좀 더 싸움기질이 있으면 훨씬 크게 성장한다. 강하게 던지도록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은 앞으로 더 중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22세이블 올린 부동의 마무리 정해영이 더블헤더 1차전에서 9회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어깨통증을 호소하고 자진강판했다. 24일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상당 기간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불펜진을 재구성할 수 밖에 없다. 선두수성에 큰 위기가 찾아올 수 밖에 없다. 위기상황에서 김도현의 완벽투는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