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에게 미운털 제대로 박힌 로드리고 벤탄쿠르(26, 토트넘)의 튀르키예 이적설이 흘러나왔다.
튀르키예 매체 '쇠즈주(şözcü)'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최근 손흥민은 아시아인 인종차별 발언을 뱉은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용서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크루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라고 글 하나를 남겼다. 최근 그가 손흥민을 향해 저질렀던 인종차별에 대한 사과문이었다.
토트넘의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앞서 15일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 유니폼을 원한다는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 역시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 모두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논란은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고 벤탄쿠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며 고개를 숙였다.
토트넘의 대응이 늦어졌다. 벤탄쿠르는 어째든 사과했지만, 구단의 공식 입장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과거 사례와는 다른 대처였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뱉은 한 크리스탈 팰리스 팬은 경기장 3년 출입 금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에 얽혔던 노팅엄 포레스트 팬 역시 벌금과 3년 출입 금지 징계를 받게 됐다. 2022년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한 첼시 팬의 경우 경기장 무기한 출입 금지됐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손흥민의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다. 그는 일부러 모욕적인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라는 입장이 나오고 난 뒤에야 행동했다.
튀르키예 매체에서 벤탄쿠르의 행보를 전한 덴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선 19일 또 다른 튀르키예 매체 '탁빔'이 "갈라타사라이 SK가 토트넘 미드필더 벤탄쿠르 영입을 시도한다"라고 전했기 때문.
탁빔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상위권 진출을 원하는 갈라타사라이는 야심찬 스쿼드 보강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갈라타사라이는 중원 보강을 위해 여러 선수들을 알아보는 가운데 깜짝 놀랄만한 이름이 거론됐다. 바로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우루과이 국적 중앙 미드필더 벤탄쿠르. 구단은 벤탄쿠르와 접촉을 시작했다"라고 알렸다.
어수선한 토트넘 분위기 속 나온 뜬금없는 이적설이다. 실현 가능성은 있을까. 탁빔은 "갈라타사라이 관계자들은 벤탄쿠르 매니저와 만나 재정적인 부분을 논의하고 있다. 구단의 오칸 부룩 감독도 벤탄쿠르 영입을 매우 열망한다고 알려졌다. 갈라타사라이 경영진은 벤탄쿠르 영입을 위해 벤탄쿠르의 대표팀 동료 페르난도 무슬레라와 루카스 토레이라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탁빔은 "벤탄쿠르는 지난 시즌 25겨기에 출전,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A매치 59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 중이다"라며 "지난 2022년 1,900만 유로(한화 약 283억 원)의 이적료에 유벤투스를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라고 설명을 끝마쳤다.
구체적인 이적료나 계약 기간에 대한 명시는 없었다. 갈라타사라이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쉽게 일어나지 않을 이적이다.
이와 별개로 벤탄쿠르는 한국 팬들에게 큰 미움을 샀다. 토트넘은 내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한국인을 향해 인종차별을 벌인 벤탄쿠르의 입국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가 사과문을 올린 소셜 미디어 게시물엔 "다시 올린 사과문에도 그저 변명 뿐", "한국 오지 마세요", "남미 수준...한국 올 생각 마라" 등의 공격적인 댓글이 달렸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