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득점 찬스에서 슈팅 대신 패스를 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 나스르)의 의도가 의심을 받고 있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유로 역사상 가장 많은 어시스틀 기록한 선수가 됐다"라고 전했다.
포르투갈 대표팀은 23일 오전 1시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튀르키예를 3-0으로 제압했다.
포르투갈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하파엘 레앙-브루노 페르난데스-베르나르두 실바가 공격 2선에 섰다. 주앙 팔리냐-비티냐가 중원을 채웠고 누노 멘데스-페페-후벵 디아스-주앙 칸셀루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디오고 코스타가 지켰다.
포르투갈의 선제골은 전반 22분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올린 낮고 빠른 크로스를 수비가 확실히 클리어링하지 못하면서 박스 안의 실바에게 흘렀고 실바는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포르투갈에 행운이 따랐다. 전반 28분 포르투갈의 결정적인 패스 미스로 위기를 넘긴 듯한 튀르키예였다. 센터백 사메트 아카이딘이 공을 잡고 골키퍼 바이은드르에게 패스했다. 그러나 바이은드르는 골문에서 멀리 나와 있었고 아카이딘이 골키퍼를 향해 시도한 패스는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후반 10분 포르투갈이 세 번째 골을 만들면서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뒤에서 한 번에 넘겨준 공을 오프사이드 트랩을 깬 호날두가 받아냈고 반대편에서 함께 쇄도한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패스, 브루노가 실수 없이 골을 만들었다.
경기는 포르투갈의 3-0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호날두는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볼 터치 30회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1개의 어시스트, 3회의 기회 창출, 상대 박스 내 터치 8회, 드리블 성공 2회를 기록하면서 최전방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어느덧 만 39세가 된 호날두는 그간 보여왔던 '탐욕'도 어느 정도 덜어낸 모양이었다. 그는 경기 막판 충분히 슈팅을 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더 좋은 위치에 있던 브루노에게 패스하면서 깔끔하게 어시스트를 추가했다.
디 애슬레틱은 "호날두는 이번 경기에서 유로 통산 7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역대 유로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올린 선수가 됐다. 슈팅 대신 완벽한 패스를 택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포르투갈 매체 '아 볼라'는 "호날두는 유로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역대 최고령 선수(39세 138일)가 됐다"라고 조명했다.
호날두가 전에 보기 힘들었던 '이타심'으로 브루노의 골을 도우며 득점 대신 도움을 올린 가운데 이 의도를 의심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일부 팬들은 호날두의 이 '이타적인 패스'마저도 그의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
이유는 역시 '기록'이다. 앞서 디 애슬레틱이 설명한 것처럼 호날두는 이번 도움으로 유로 역사상 최다 도움 기록을 가진 선수가 됐다. 호날두가 이 기록을 경기 전 알고 있었고, 어시스트를 할 수 있는 확실한 기회가 오자 이를 양보했다는 것.
호날두는 그간 지나칠 정도로 경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평생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와 득점 경쟁에 있어서는 더 그랬다. 그랬던 호날두가 득점 찬스에서 슈팅 대신 패스를 택하자 적잖이 당황한 일부 팬들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