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돌풍을 일으키던 일본인 좌완 투수 이마나가 쇼타(31)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투구로 무너졌다. 10실점으로 난타를 당하며 평균자책점이 1점 넘게 폭등했다.
이마나가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11피안타(3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0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시즌 2패(7승)째를 당한 이마나가는 이날 한 경기로 인해 평균자책점도 1.89에서 2.97로 치솟았다.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리그 전체 2위였지만 10실점 탓에 18위로 무려 16계단이나 하락했다.
1회 시작부터 불안했다. 메츠 1번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좌측 2루타를 맞은 뒤 브랜든 니모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이마나가는 J.D. 마르티네스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4구째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맞았다.
2회에도 프란시스코 알바레즈에게 2구째 가운데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맞아 중월 솔로포를 내준 이마나가는 호세 이글레시아스에게 안타를 내준 뒤 니모에게 또 홈런을 맞았다. 이번에도 초구에 몸쪽 낮은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좌중월 투런포로 이어졌다.
3회 안타 3개를 맞고 추가 1실점한 이마나가는 4회 린도어에게 좌측 2루타, 니모에게 우전 안타, 마르티네스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은 뒤 헤이든 웨스네스키로 교체됐다. 웨스네스키가 이마나가의 주자 2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여 실점이 10점으로 불어났다.
시즌 첫 9경기에서 0점대(0.84)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이마나가는 이날 처음으로 1점대가 깨져 2점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4월(0.98), 5월(2.67), 6월(6.00) 갈수록 평균자책점이 높아지는 그래프다.
지난달 2일 메츠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했던 이마나가이지만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이마나가는 “지난번과 오늘은 느낌이 달랐다. 상대가 확실히 적응한 것 같았다. 패스트볼과 존에 떨어지는 공에 대한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0.1마일(145.0km)로 시즌 평균 91.8마일(147.7km)보다 떨어진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마나가는 “이전 등판에서도 일부러 초반에 구속을 떨어뜨린 뒤 서서히 끌어올렸다. 오늘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는데 내가 세운 계획을 시작하기도 전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은 “이마나가가 몇 가지 실투를 했다. 상대 타자들이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그냥 안 좋은 날로 치부하고 다음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마나가도 “가끔은 100%로 던져도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