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던져도 맞을 것 같았다".
KIA 타이거즈 영건 좌완 윤영철(20)이 2년차 징크스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시즌 7승을 따냈다. 6이닝을 소화하며 7탈삼진을 곁들여 2피안타 3볼넷 1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3실점 모두 비자책이었다.
5회까지 단 1안타 1볼넷만 내주며 위력적인 영의 행진을 펼쳤다. 6회 1사 1루에서 2루수 박민의 실책이 빌미가 되어 위기에 몰렸다. 안치홍 사구와 노시환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었고 2사후 채은성에게 2타점짜리 빗맞은 좌전안타를 맞았다. 김강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추가실점을 막고 6이닝을 완성했다.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였다. 이날까지 3경기 연속 비자책 투구를 했다. 9일 두산전 5이닝 무실점, 15일 KT전 5이닝 1실점이었는데 비자책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이 최근 3경기 연속 비자책 경기를 해주면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회초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6이닝을 잘 막아주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확실히 불안했던 이전과 달리 안정감이 생겼다. 새로운 구종 커터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땅볼이 많이 나오고 있다. 6회까지 외야뜬공은 3개에 그쳤다. 직구와 커터에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커브(11개)까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타자들을 효율적으로 막고 있다.
최근 비자책 행진의 비결에 대해 "역투만 안나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코치님들과 포수형들이 말해준다. 최대한 비슷한 곳에 던지려고 한다. 운도 따른 것도 있다.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투를 하지 않겠다는 노력이 통했다는 의미이다.
특히 새로운 구종 커터에 만족감을 보였다. "올해부터 커터를 던지면서 생각대로 되고 있다. 땅볼도 많이 나온다. 맞기도 하지만 써야할 구종이 한 개 더 생기니 타자들도 헷갈릴 수 있다. 커터를 쓰지 않더라도 타자들의 생각이 많이 바뀔 수 있어 나는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고전했던 경기들이 여러 번 있었다. 투구수 조절도 잘 안됐고 이닝소화력도 그만큼 어려웠다. 5실점, 6실점 경기도 나왔다. 일종의 2년차 징크스를 겪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때 선배 이의리가 도움을 주었다. "형에게 '뭘 던져도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리형도 2년 차때 똑같았다면서 조언을 많이 주었다. 의리형과 말도 많이 하면서 멘탈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담감 없이 편하고 적극적인 승부를 주문했다는 의미였다. "작년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보니 안좋았을때 부담감이 컸다. 편하게 생각하고 맞으면서 하려고 했다. 최대한 들어가는(적극적인) 승부를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6이닝, 7이닝 던지고 싶다. 투구수 조절이 아직 어려워 5회만 던지고 내려가는게 많았다. 오늘처럼만 되면 소원이 없겠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