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2' 심현숙 애니메이터가 드로잉 작업 때 한국 드라마의 주인공을 참고한 적이 있다고 했다.
21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2'의 한국인 스태프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 심현숙 애니메이터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사이드 아웃2'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캐릭터로 표현해 전 세계인의 공감을 사며 사랑받은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두 번째 이야기로 9년 만에 나온 후속이다. 13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다시 시작된 위기와 모험을 다룬다. 기존 감정(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부터 새로운 감정까지 다채로운 9가지 감정들의 활약에 힘입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인사이드 아웃2'는 지난 20일 14만 378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263만 6,798명을 돌파,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다. 현재 쟁쟁한 신작 공세에도 불구하고 59.2%라는 압도적인 전체 예매율로 1위를 지키는 등 장기 흥행을 기대케했다.
두 사람은 전작 '엘리멘탈'(2023)을 비롯해 '인사이드 아웃2'까지 연달아 흥행하면서 겹경사를 맞았다. 픽사 내부에서도 이를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고.
심현숙 애니메이터는 "인지하고 있고, 알고 있다. 이 상황을 뿌듯하고 흐뭇해하셨다"며 "'엘리멘탈'은 감독님도 한국 분이라서 그 영화를 만들면서 알게 모르게 한국에 대한 정서가 꽤 들어가 있었다. 한국에서 반응이 좋았다는 것을 아시더라"고 밝혔다.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 역시 "지금 '인사이드 아웃2'가 흥행하는 것도 알고 있다. 최근 받은 이메일에 라틴 아메리카도 굉장히 잘 되고 있다고 했는데, 거기에 한국도 있었다. 그 메일을 읽는데 기분이 좋았다"며 "'엘리멘탈'은 한국말 포스터가 잠시 회상 기둥 여기저기에 붙어 있었다. 반응이 좋았던 나라들의 원어, 더빙 버전 '엘리멘탈'은 우리가 보기 위해서 계속 틀어놨다. 무엇보다 한국말로 '엘리멘탈'이 적혀 있으니까 너무 행복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K-문화가 세계적으로 각광받음에 따라 달라진 입지나 시선을 느끼는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심현숙은 "'엘리멘탈'을 할 때 드로잉 작업 모델을 해주시는 분이 있었는데, 굉장히 오래 일한 분"이라며 "예를 들어서 나한테 '이런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면서 한국 드라마에서 나오는 어떤 주인공을 대면서 '그 주인공은 이렇게 웃는데 한번 해보자'라고 했다. 그런 정도로 드라마를 굉장히 많이 보편적으로 본다는 걸 알았다. 어떤 드라마인지 그때 처음 알고 제목을 적어서 참고했다. 일반적으로 문화가 퍼져나가는 건 확실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애니메이터 장점이라기보단 한국 분들이 그림 쪽으로 정말 잘하고, 예술적인 것 같다. 그림을 굉장히 잘 그리고 여러가지를 잘하는 능력이 있다. 다방면으로 잘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김혜숙은 "나한테 한국 빵을 자주 사서 주신다.(웃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뚜레쥬르가 있는데 어느 날은 단팥빵, 어느 날은 슈크림빵이 있고,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를 적어서 책상 위에 올려 놓는다"며 "드라마뿐만 아니라 K-음식이 점점 인기가 많아진다. 난 김밥만 말하는 게 아니다.(웃음) 그건 당연하다. 친구들과 점심 먹을 때도 항상 한국영화, 드라마를 얘기하고 그럴 때마다 나도 할말이 많아진다"고 고백했다.
또한 "한국 사람이 갖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성실함인 것 같다. 정말 성실하다. 차분하게 조용히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끝까지 열심히 하는 분이 너무 많다. 해외에서 일할 때 캐나다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모든 슈퍼바이저가 만족스러워했다. 그렇지 않은 슈퍼바이저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사이드 아웃2'는 3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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