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손흥민(32, 토트넘)이 로드리고 벤탄쿠르(27, 토트넘)를 용서했다.
손흥민은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고 사과를 받아줬다. 벤탄쿠르가 (인종차별)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며 용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우리는 이미 과거로 돌렸고 하나가 됐다. 프리시즌에 다시 뭉쳐서 우리 클럽을 위해 하나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벤탄쿠르 사건은 종결됐다. 손흥민의 사과 메시지가 나온 뒤에야 토트넘도 일주일간 미뤘던 공식입장을 뒤늦게 내놨다.
토트넘은 “우리 클럽은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도로고 지원해왔다. 우리는 주장 쏘니가 이 사건을 돌아보며 새로운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느끼는 것을 지지한다”며 다소 애매한 입장을 발표했다.
그 어디에도 벤탄쿠르를 징계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주장에서 명백한 인종차별을 범한 선수를 구단 내부에서 유야무야 넘기겠다는 뜻이다.
벤탄쿠르의 한마디 실수가 화근이었다. 최근 우루과이 TV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사회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받을 수 있는지 요청을 받았다. 그런데 그는 기괴한 멘트로 받아쳤다. 사회자에게 “손흥민 사촌에게서 셔츠를 받아도 된다. 그들은 다 똑같이 생기지 않았나”라고 웃었다.
사회자도 "맞아"라고 맞장구 쳤다. 남미에 팽배하게 퍼진 동양인 차별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영상을 접한 팬들은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며 벤탄쿠르에 매우 실망했단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바로 고개를 숙었다. 그는 “나의 형제 쏘니!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형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형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이라는 글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SONY라고 표기하는 등 성의없는 사과문으로 일축했다. 사과문 역시 24시간 안에 사라지는 형식이었다. 진정한 사과라고 보기 어려웠다.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은 일본에서도 큰 화제였다. 일본도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고 같은 동양인으로 인종차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커 다이제스트’는 “논란을 일으킨 벤탄쿠르의 경솔한 발언이 인종차별로 번졌다. 손흥민은 벤탄쿠르가 불쾌하게 말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라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인종차별 소동도 수습되는 모양”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손흥민이 인종차별 사건을 겪고 ‘우리는 형제’라고 했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