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 출신 방송인 박세리가 눈물의 기자회견 이후 심경을 고백하면서 "용기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박세리는 19일 "선수 시절부터 20년 넘도록 저를 알고 지내오신 기자님의 질문에 잠시 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고 과거부터 현재 놓인 상황까지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앞서 박세리는 지난 서울 강남구에서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이 진행했고, 이사장 박세리와 박세리희망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아버지를 막을 수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지금껏 내가 해야만 했고,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소중했던 것들..그간 나의 생각과 노력들..그 모든게 저의 착각이었을 수 있다는.. 어쩌면 그 또한 저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서라도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라며 "앞으로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 저의 또 다른 도전과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를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다시 한번 용기를 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박세리가 카메라를 보면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를 접한 방송인 장성규는 "존경하는 세리누나 응원합니다!!!", 브라이언은 "누나~ 힘내요.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응원해줄께용 누나", 황혜영은 "응원합니다", 뮤지컬 배우 손준호는 "존경하는 감독님! 항상 응원합니다!", 김원희는 박수 이모티콘을 보내기도 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세리가 유, 무형의 자산을 바탕으로 골프 및 스포츠 산업의 전반적 분야를 발전시키고 국가 이미지 제고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하지만 최근 박세리희망제단이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한다는 등 박세리의 성명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광고 등이 확인됐고,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 씨가 박세리희망재단 명의의 문서, 인장을 위조해 작성 및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박세리는 부친을 고소한 이유에 대해 "이런 일들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은 저의 선택이었다. 그간 최선을 다해왔었다. 그러다 보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의 범위가 점점 커졌다. 문제가 한두 가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연 후 "아시는 것처럼 제가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오래 해왔고, 2016년대에 은퇴했고,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 생활을 하면서 개인 생활을 많이 하게 됐다. 그때부터 이런저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돼서 그때도 문제점을 알게 된 부분이 있었다. 그때는 감독이니까,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조용히 해결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계속 채무 관계를 해결하면 또 다른 채무 관계가 생기고,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게 시발점이 된 것 같다. 그렇게 점점 문제가 크게 됐고, 현재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부친의 채무 관계를 여러 차례 변제했다는 박세리는 "분명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 한 번 정리되면 또 다른 게 수면으로 올라오고, 거짓말처럼, 기다린 것처럼, 매번 그렇게 됐다. 그간 가족이기 때문에 (변제)할 수 있는 거로 생각했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갔다가는 제가 가고자 하는 일을 이루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며 입장을 내놨다.
또한 "가족이라는 게 가장 컸다. 막을 수 없냐고 말씀하셨지만, 계속 막았다. 계속 반대를 했다. 아빠와 의견이 저와 완전히 달랐다. 한 번도 의견에 찬성한 적도 동의한 적도 없었다. 저에게 선택권이 있지는 않았다. 저는 그냥 제 갈 길을 갔고, 아버지도 아버지의 길을 가셨으니까. 저는 제 인생을 선택했고, 아버지의 길을 제가 만들어드렸고,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 것 같다”라며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건 확실하다. 제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있어서 이 자리에서 한 번 더 확실히 하고 가야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부친과 자신 사이에 명확한 선을 그었다.
부친 박준철 씨는 MBC에 이 같은 혐의에 "시공사 측이 재단 의향서가 필요하다고 해 동의만 해준 것"이라며 "박세리가 있어야 얘들(시공사)이 대화할 때 새만금이 (사업을) 인정 해주지 않겠냐는 생각에 그랬다"고 주장했다.
도장 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몰래 만든 게 아니다. 재단 설립 전 세리인터네셔널 회장 시절 만든 도장을 사용한 것"이라고 했고, 딸 박세리의 기자회견 후에는 특별한 입장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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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세리,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