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킬러는 없었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33)가 78일 만에 복귀전에서 롯데 타선에 난타를 당했다.
고영표는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7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6실점으로 흔들렸다.
1회초부터 악몽이 펼쳐졌다. 선두타자 황성빈을 시작으로 고승민, 손호영, 빅터 레이예스, 나승엽(2루타) 상대로 무려 5타자 연속 안타를 헌납하며 순식간에 4점을 내줬다. 안타 허용 이후 중계플레이 과정에서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와 중견수 배정대의 송구 실책이 잇따라 발생,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고영표는 윤동희를 우익수 뜬공, 박승욱을 3구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2사 3루에서 최항 상대 초구에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으며 1회초에만 대거 5실점했다. 이어 서동욱을 헛스윙 삼진 처리, 가까스로 첫 이닝을 끝냈다. 1회초 투구수는 25개.
2회초 또한 선두타자 황성빈 상대 안타를 맞으며 출발했다. 황성빈의 2루 도루에 이어 고승민을 헛스윙 삼진, 손호영을 3루수 땅볼로 돌려보냈지만, 레이예스를 만나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2사 1루는 나승엽을 2루수 땅볼로 잡고 극복.
고영표는 3회초 윤동희, 박승욱, 최항을 만나 공 17개를 던져 첫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이어 4회초 선두타자 서동욱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루에 몰린 가운데 황성빈을 헛스윙 삼진, 고승민과 손호영을 연달아 내야땅볼 처리했다.
5회도 안정적이었다. 선두타자 레이예스를 1루수 땅볼, 나승엽을 유격수 땅볼, 윤동희를 2루수 땅볼로 막아내며 1회 악몽을 딛고 5이닝을 책임졌다.
투구수가 89개에 도달한 고영표는 4-6으로 뒤진 6회초 김민수와 교체되며 아쉽게 부상 복귀전을 마쳤다.
5년 107억 원 비FA 다년계약 첫해를 맞이한 고영표는 지난 4월 2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다음 등판을 준비하다가 우측 팔꿈치 굴곡근이 미세 손상됐다. 당시 병원에서 3주 재활 소견을 받았지만 회복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고영표의 경기 전 기록은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8.10.
고영표는 장기 재활을 거쳐 지난 5일 퓨처스리그 익산 KIA전에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닷새의 휴식을 거쳐 11일 함평 KIA전에서 최종 모의고사를 치렀는데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의 압도적 투구로 국가대표 잠수함의 귀환을 알렸다.
고영표는 지난 14일 수원 KIA전에 앞서 1군 선수단에 합류해 이강철 감독에게 복귀 신고를 하고, 면담을 통해 19일 수원 롯데전 복귀가 결정됐다.
고영표의 통산 롯데전 성적은 25경기(선발 14경기) 8승 4패 평균자책점 2.47(105⅔이닝 29자책). 특히 지난해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93의 압도적 투구를 선보였지만, 78일 만에 복귀전을 맞아 롯데 킬러의 면모를 뽐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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