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문제가 아니라 현장(스태프) 미스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8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상대 선발투수 류현진에게 힘도 못 썼다. 최고 시속 149km 직구 중심으로 커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쓴 류현진은 키움 타선을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했다.
지난 4월5일 고척에서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난타를 당하며 커리어 최악의 투구를 했는데 74일 만의 리턴 매치에서 완벽하게 되갚았다. 류현진도 “상대가 키움이라 아무래도 의식을 했다”고 말할 정도로 설욕을 벼르고 있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9일 한화전을 앞두고 류현진에 대해 “지난번과 다르게 준비를 많이 해온 것 같더라. 반대로 우리는 이렇다 할 찬스도 없었고, 한 번의 찬스도 허무하게 끝났다”고 돌아봤다.
홍원기 감독이 말한 유일한 기회는 4회에 있었다. 로니 도슨의 유격수 내야 안타, 김혜성의 우전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송성문이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이원석 타석에 1루 주자 김혜성이 견제사로 잡힌 것이다.
포수 최재훈이 류현진의 3구째 몸쪽 높은 직구를 받자마자 재빠르게 1루로 송구했고, 김태연이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면서 김혜성을 태그 아웃시켰다. 기막힌 픽오프 플레이로 1사 1,2루 상황이 2사 2루로 바뀌었다. 이어 이원석이 투수 땅볼로 물러난 키움은 허무하게 득점 기회를 날렸다. 경기 후 류현진도 “중요한 상황에서 (최)재훈이가 픽오프로 아웃을 만들어주면서 잘됐다”며 고마워했다.
1루 주자 김혜성이 2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리드 폭을 길게 잡은 것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홍원기 감독은 “선수 문제가 아니라 현장(스태프)에서 준비가 미숙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현장 미스”라며 선수의 잘못이 아니라고 했다.
한화의 약속된 픽오프 플레이를 대비하지 못하면서 김혜성이 걸려들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 장면에 대해 “포수와 1루수가 서로 사인이 돼 있었다고 한다. 나도 생각지 못한 픽오프 플레이로 상대의 맥이 끊겼다”며 “최재훈과 김태연이 서로 경기를 계속 나가다 보니 사인을 맞춰서 한 것이다”고 두 선수의 디테일한 합작 플레이를 칭찬했다.
한편 키움은 19일 한화전을 앞두고 전날 선발로 나서 4이닝 5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을 안은 투수 김인범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홍원기 감독은 “일요일(23일 고척 롯데전)에는 다른 투수가 선발로 예정돼 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고, 그 자리는 10일에 한 번씩 로테이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화 좌완 선발 김기중을 맞아 키움은 이주형(우익수) 로니 도슨(지명타자) 김혜성(2루수) 송성문(3루수) 최주환(1루수) 고영우(유격수) 임지열(좌익수) 김건희(포수) 박수종(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김인범 대신 1군에 콜업된 임지열이 7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다. 선발투수는 우완 정찬헌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