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대한 아이디어 있나요?"
코뼈가 골절됐지만, 위트를 잃진 않았다. 킬리안 음바페(26, 레알 마드리드)가 한마디로 팬들의 우려를 씻어냈다.
프랑스는 1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의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D조 1차전 오스트리아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프랑스는 오스트리아와 접전을 펼쳤고,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90분 동안 프랑스가 직접 넣은 골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전반 38분 상대 수비수 막시밀리안 뵈버의 자책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로써 프랑스는 나란히 1승을 기록한 네덜란드와 승점 3으로 동률을 이뤘다. 다만 다득점에서 밀리면서 일단 2위에 올랐다. 오는 22일 치러지는 프랑스-네덜란드 경기가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승리에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에이스' 음바페가 코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었기 때문. 그는 후반 40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 케빈 단소와 공중볼을 놓고 다투다가 강하게 충돌했다. 단소 어깨에 코를 부딪힌 음바페는 하얀 유니폼이 붉게 얼룩질 정도로 피를 흘렸다.
일단 음바페는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심판의 지시 없이 그라운드에 재입성했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는 "음바페는 심판의 허락 없이 경기장에 다시 들어갔다. 이후 시간을 낭비하기 위해 바닥에 앉은 모습이 목격됐다. 그로 인해 음바페는 경고를 받았다. 오스트리아 팬들로부터 많은 조롱도 받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음바페는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그는 코를 부여잡고 주저 앉아있다가 후반 45분 올리비에 지루와 교체되면서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끌리면서 경고를 받았고, 오스트리아 팬들로부터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음바페의 코뼈가 부러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음바페의 상태는 좋지 않다. 더 이상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그의 코는 현재 좋지 못하다. 상황이 복잡하다. 이번 경기의 유일한 오점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가 아예 휘어진 만큼 음바페의 부상은 가볍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유로 대회를 마감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POTM(Player of the Match)으로 선정된 캉테도 "음바페가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을 보고 걱정됐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우린 그가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라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처음엔 "음바페가 곧 뒤셀도르프에서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알렸으나 잠시 후 "최초 예상과 달리 수술은 없을 예정"이라고 정정했다. 프랑스 'RMC' 소속 파브리스 호킨스 기자에 따르면 골절은 맞지만, 검진 결과 수술할 필요까진 없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
다만 음바페가 조별리그가 끝나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필립 디알로 프랑스축구협회(FFF) 회장은 "대표팀 의료진은 음바페가 수술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라며 "그는 얼굴을 보호하고자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다. 다음 경기 출전은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음바페도 소셜 미디어에 "마스크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는가?"라는 글과 함께 땀 흘리며 난처하게 웃는 이모지를 게시했다.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유머로 풀어낸 것. 음바페가 직접 출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프랑스 대표팀과 팬들은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한 팬은 음바페의 별명인 '닌자 거북이' 마스크를 추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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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킬리안 음바페, 라이브 스코어, KMZ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