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여진구가 ‘하이재킹’ 촬영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 주연 배우 여진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이야기. 작중 여진구는 민간 여객기 납치범 용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간 바른 이미지로 잘 알려져있던 여진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강렬한 악역을 소화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악역 연기를 하며 힘들었던 점을 묻자 “역할과 제 삶을 분리시키는 훈련을 어릴때부터 많이 해왔다. 그에 잘 적응해서 최대한 저와 동기화시키는것보다 오히려 떨어트려놔야 몰입이 되더라. 마냥 어릴때는 무조건 나와 한몸으로 만들어야지만 그 감정을 잘 느낄수 있고 좀 더 역할에 몰입되겠구나 싶었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떨어져서 지켜보고 조금 더 멀리서 친구한명 바라보듯 하는게 좀더 ‘이런 사람이구나’ 하는 게 명확해졌다”며 감정이 격양돼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하정우는 여진구의 악역 연기에 대해 “눈이 돌아있다”고 극찬을 전하기도 했던 바. 이에 여진구는 “제가 사실 어릴때부터 약간 삼백안이라 조금만 위로 치켜뜨면 사나울 때가 많다. 오히려 촬영 현장때는 조금더 밑을 바라보거나 시선을 조절할 때가 있었는데, 이번만큼은 마음껏 위로 치켜떴다. 제 눈에 흰색이 그렇게 많은줄 몰랐고, 이렇게까지 제 홍채가 작을줄 몰랐다. 보면서 저도 새로웠다. 너무 무섭게 뜨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공간이 좁은 곳에서 액션을 하고, 거기서 제 역할도 워낙 감정이 계속 올라와있고 불같이 욱하면서 성내는 캐릭터였다. 그러다 보니 사전에 스스로 평화를 찾고 임해도 위협적으로 할 때가 많았다. 실제로 몇번은 (하정우) 형을 진짜로 때리기도 했다. 정말 리얼하게 액션을 해버렸다. 형은 이해 해주시고 괜찮다고 하시면서도 어깨동무를 하시면서 ‘그렇지만 우리는 엄연히 프로의 세계를 갖고있다. 지금 너무 몰입을 한 것도 잘 알고있지만 다른 현장에서 이런 감정 연기를 할 때만큼은 우리가 훈련된 배우로서 감정도 잘 컨트롤 해야하지 않냐. 이런역할 처음이다 보니 네가 잘못했다는게 아니라 선배된 형으로서 이런얘기 하는거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여진구는 “악역이어서 그랬다기보다는 그 상황이 주는 용대의 감정이 계속 조절이 안 되더라. 호흡도 올라와있고. 제가 이렇게 컨트롤을 못 하는 사람인지 몰랐다. 그전엔 항상 나이스한 역할을 해서 위협을 가할 일이 없었는데, 저도 제가 얼마나 큰지 모르더라. 이번에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하정우를 “한 두번 때린 게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여진구는 “그럴 때마다 형이 선한 눈빛으로 ‘형은 다 괜찮아 진구야’라고 포용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인터뷰때도 이해와 사랑을 많이 내려주셔서. 후배 사랑이 없다면 이럴 수는 없다. 한 번쯤이라도 혼쭐을 낼 것 같은데 항상 형이 저를 옆에서 잘 드라이브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하이재킹’은 오는 2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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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