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이 경기 막판 무너지지 않았더라면 수훈 선수였다.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잠실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는데, 불펜이 5점 리드를 날리며 끝내기 패배로 빛을 보지 못했다. 27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이어간 것이 위안거리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이 친정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자신을 떠나보낸 친정 팀 앞에서 '트레이드 성공기'를 이어갔다.
손호영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롯데가 9회말 2사 후 동점을 허용하면서 손호영의 결승타가 지워졌다.
손호영은 1회 2사 후 LG 선발 이상영을 상대했다. 1볼-2스트라이크에서 1루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0-1로 뒤진 4회 롯데는 선두타자 고승민이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손호영은 2볼-2스트라이크에서 이상영의 투심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렸다. 27경기 연속 안타. KBO 역대 단독 5위로 올라섰다.
KBO 역대 최다 기록은 박종호가 두 시즌에 걸쳐서 기록한 39경기 연속 안타다. 2위는 박정태의 31경기 연속 안타. 공동 4위 박재홍, 이명기가 기록한 28경기 연속 안타에 1개 차이로 다가섰다.
1-1 동점인 5회 2사 1,2루에서 손호영은 김대현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에서 포크볼이 한가운데로 몰린 것을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균형을 깨고 4-1로 앞서 나가는 결정적인 홈런포였다. 시즌 6호째.
6-3으로 앞선 7회 1사 2루에서 땅볼 타구를 때렸는데 유격수 구본혁이 잡았다가 공을 떨어뜨리는 실책을 저질렀다. 이후 레이예스의 1타점 2루타, 나승엽의 내야 땅볼이 나오면서 득점까지 올렸다. 9회 1사 1루에서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손호영은 지난 3월말 투수 우강훈과 1대1 트레이드로 롯데로 이적했다. 롯데는 오프 시즌에 FA 김민성, 2차 드래프트에서 오선진, 최항 등 내야수를 영입했으나 내야가 불안했다. 거포 유망주 한동희가 시범경기 도중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내야 보강을 위해 손호영을 점찍었다. 롯데는 군 복무를 마친 150km가 넘는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 유망주 우강훈을 내주면서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손호영은 새로운 팀에 적응이 빨랐고 3할대 타율과 안정적인 수비로 내야의 중심 선수가 됐다. 5월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재활을 하고 복귀했다.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고, 이후 타율 3할7푼의 고타율 행진이다. 최근 들어서는 3번 중심타선에 배치되고 있다.
시즌 성적은 42경기 3할3푼3리(154타수 52안타) 6홈런 31타점 OPS .922의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홈런은 팀내 레이예스와 전준우(이상 7개)에 이어 3위다. 타점은 레이에스(58개)에 이어 전준우, 고승민과 공동 2위다.
5회초 홈런을 터뜨리고, 5회말 3루 수비로 나가자, 3루측 롯데 팬들은 '손.호.영' 이름을 수십 초 동안 연호했고, 잠실구장에 그의 이름이 메아리쳤다. 장관이었다. 반대쪽 LG 팬들은 트레이드로 떠나간 손호영의 활약을 미묘하게 지켜봐야 했다. LG 상대로는 6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27타수 9안타) 1홈런 5타점 4득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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