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54)이 경질을 피했다. 다만, 선수 영입 부분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할 것이란 소식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텐 하흐 감독이 맨유와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몇 달간 지속됐지만, 클럽에 남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맨유는 지난달 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를 2-1로 제압한 뒤 8년 만에 FA컵 정상에 올랐다. 이후 텐 하흐 감독의 잔류 가능성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텐 하흐 감독이 맨유를 떠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전까지 맨유의 2023-2024시즌 성적은 처참했기 때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 꼴찌로 16강 진출 실패, 카라바오컵 16강 탈락 결과를 냈다. 지난 시즌 거뒀던 리그 3위, 카라바오컵 우승과 비교하면 한 없이 초라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8위에 그쳤다.
이적시장에서 돈을 아낀 것도 아니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여름 젊은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을 비롯해 안드레 오나나, 메이슨 마운트, 소피앙 암라바트, 세르히오 레길론 등을 데려왔다. 회이룬과 오나나, 마운트 3명에게 쓴 돈만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 시즌 EPL를 8위로 마쳤다. 믿을 건 FA컵뿐이었고, 그곳에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영국의 또 다른 매체 인디펜던트는 자세히 텐 하흐 감독의 유임 배경을 소개했다.
매체는 “맨유가 EPL 8위를 기록하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 결과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텐 하흐 감독이 맨유 데뷔 시즌 두 개의 트로피를 획득하고 3위를 기록한 점을 고려했다. 또 맨유의 2023-2024시즌 부진은 ‘부상 위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시즌 EPL에서 가장 많은 부상자가 나왔단 것을 받아들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텐 하흐 감독이 영입한 두 명의 선수 안드레 오나나와 라스무스 호일룬이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을 기대하고, 또 첫 해를 부상으로 망친 메이슨 마운트의 건강한 모습도 기대하고 있다. FA컵 결승전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둔 방식도 고려됐다”라고 들려줬다.
FA컵 결승전 직전, 만약 맨유가 컵대회 우승을 하더라도 구단 수뇌부가 텐 하흐 감독을 내칠 것이란 보도가 있었다. 더 나아가 영국의 가디언은 “맨유 차기 사령탑으로 토마스 투헬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첼시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 키어런 맥케나 입스위치 타운 감독, 그레이엄 포터 전 브라이튼 감독, 토마스 프랭크 브렌트포드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고 알려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유력 후임' 투헬 감독과 맨유간 대화는 어떤 결과도 내지 못하고 마침표가 찍혔다. FA컵 우승이 텐 하흐의 미래를 바꿨다고 해도 무방하다.
텐 하흐는 맨유에 남는 데 성공했지만, 이적시장에서의 권한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선택해 성사된 이적, 영입생들이 맨유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안토니와 마운트가 있다. 텐 하흐 감독은 8,500만 파운드(약 1,367억 원)의 이적료로 AFC 아약스 시절 제자 윙어 안토니를 영입했지만, 2023-2024시즌 안토니는 공식전 38경기에 출전해 3골 기록에 그쳤다. 미드필더 마운트는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면서 이적료 6,000만 파운드(약 1,055억 원)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였다.
트리뷰나는 ESPN을 인용해 "텐 하흐 감독은 앞으로 이적시장 영향력이 축소된다. 이제 더 이상 선수 영입에 있어 절대적인 권한은 없다. 맨유 경영진은 텐 하흐로부터 의견만 들을 예정이며 구단은 텐 하흐가 팀을 이끄는 데 집중하길 원한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여름 이적시장 영입 업무는 기술 이사 제이슨 윌콕스가 주도할 계획이다. 수석 스카우트 스티브 브라운과 협상 디렉터 맷 하그리브스도 이적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만약 맨유가 스포츠 디렉터로 댄 애쉬워스를 영입한다면, 그가 윌콕스를 대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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