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재호’ 박준영(27·두산 베어스)이 부상 복귀전에서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유격수 경쟁을 원점으로 돌렸다.
박준영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9차전에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박준영은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2루 찬스에서 1루수 방면으로 행운의 내야안타를 치며 안타쇼의 서막을 열었다. 5월 1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43일 만에 나온 안타였다. 이후 조수행의 1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3루타를 틈 타 2루와 3루를 거쳐 홈에 들어왔다.
4-0으로 리드한 3회말에는 1사 1, 2루 기회에서 좌측으로 향하는 1타점 2루타를 날리며 격차를 벌렸다. 그리고 7-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1루주자 전민재가 도루를 성공시킨 가운데 다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4월 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68일 만에 한 경기 3안타를 달성했다.
경기 후 만난 박준영은 “첫 타석 타구가 안타로 기록되면서 오늘 잘 되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지난 경기 때도 산체스 선수 공에 타이밍을 잘 맞혀서 좋은 마음으로 들어갔던 게 안타가 잘 나온 거 같다”라며 “앞에 (강)승호 형과 (전)민재의 부담을 조금 덜어준 거 같다. 그들 덕분에 나도 마음 편하게 칠 수 있었다.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3안타를 친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1일 불의의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박준영은 재활을 거쳐 지난 12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리고 13일 경기 또한 선발 제외됐지만, 사전훈련에서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자신이 친 타구에 발목을 다치면서 선발 기회를 잡았다. 박준영은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이를 전화위복으로 만들었다.
박준영은 “(김)재호 선배 부상은 마음 아팠지만 난 좋았다. 갑자기 경기를 나간다고 해서 마음이 급해지지도 않았다”라며 “사실 몸이 다 준비가 된 상태였는데 감독님이 과분한 걱정을 해주신 게 아닌 가 싶다. 걱정해주시고, 신경 써주신 만큼 더 이상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몸 관리를 착실하게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2016년 NC 다이노스 1차 지명된 박준영은 2022년 12월 FA 자격을 얻어 NC와 4년 46억 원에 계약한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 두 달 전 어깨 탈구 수술을 받으며 재활 도중 이적 소식을 접했고, 회복을 거쳐 2023시즌 51경기 타율 2할2푼8리 4홈런 17타점을 남겼다. 이후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김재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전 유격수로 주목받았다.
박준영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전민재, 이유찬 등이 내야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내며 치열한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1군 복귀가 간절한 박준영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박준영은 “내가 2군에 있는 동안 전민재, 이유찬, 김재호 선배가 모두 잘해주셨고, 그걸 보면서 독기를 품고 준비했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다”라며 “일단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 팀이 연패에 빠지면 그 연패를 끊을 수 있게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는 게 목표다”라고 향후 각오를 전했다.
이어 “시즌이 아직 전반기도 안 끝났다. 정규시즌은 길기 때문에 남은 경기 안 다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착실하게 하겠다. 시즌 끝까지 팀과 함께 완주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박준영은 인터뷰를 통해 아내를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그는 “이천에서 재활하는 동안 아내가 옆에서 정말 세세하게 신경써줬다. 언제나 맛있는 밥과 함께 힘이 되는 말을 많이 해줬다. 그 덕분에 이렇게 건강하게 복귀전 치를 수 있었다”라며 “아내에게는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 인터뷰를 기회로 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다”라고 진심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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