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치고 나서 헛스윙 삼진 3개를 당했다. 흥분할 필요 전혀 없다.”
재능은 재능이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9억 방망이’ 장재영이 타자로 전향한지 한 달도 채 안됐지만 벌써부터 장타를 폭발시키고 있다. 하지만 키움은 프로세스에 맞게 장재영을 바라보고 있다. 홍원기 감독도 장재영을 냉정하게 판단하려고 한다.
장재영은 13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1회 예진원의 중전안타, 박수종의 사구로 만든 무사 1,2루 타석에서 좌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2볼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LG 선발 배재준의 3구 째를 거침없이 돌렸고 비거리 125m의 대형 아치를 터뜨렸다.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전날(12일) 열린 이천 LG전에서도 4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LG 사이드암 투수 이믿음의 139km 패스트볼을 밀어쳐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날 장재영은 8회 중전안타를 뽑아내면서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역대 최고 수준의 계약금인 9억원을 받은 특급 재능. 150km 후반대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장재영의 재능에 모두가 주목했다. 하지만 제구 문제가 뒤따랐고 올해 초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팔꿈치 인대가 70~80%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고심 끝에 타자로 전향했다. 이미 덕수고 시절 파이어볼러의 재능을 뽐내면서도 거포의 기질도 숨기지 않았기에 타자 전향에 대한 거부감, 어색함은 없었다.
그리고 2경기 연속 홈런 포함해, 타자 전향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홈런을 벌써 4개나 터뜨리면서 재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의 눈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냉정하게 장재영의 2군 활약상을 지켜보고 있다. 매일 기록과 코칭스태프의 코멘트가 더해진 보고서가 올라오지만 냉정히 말해 아직은 타자로서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홍원기 감독에게 장재영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는 “홈런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유심히 보고 있는 것은 OPS, 타구의 질, 투수와 상대하는 모습 등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면서 “오늘 역시 홈런 이후 헛스윙 삼진을 3번이나 당했다. 보고 있는 세부적인 기록들이 있기 때문에, 홈런의 숫자, 언론 보도 때문에 우리가 흥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조금 더 침착하게 이 선수의 성장 단계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홍 감독의 말처럼 이날 1회 홈런 이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5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5회 2사 2루에서 출카운트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그리고 7회 1사 만루에서는 3구 연속 헛스윙을 하면서 3구 삼진을 당했다. 9회 5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냈다.
장재영의 재능이 아직 영글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비 역시 고려해야 할 지점이다. 아직 팔꿈치 통증으로 온전히 수비를 소화하기는 힘든 상황.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유다. 최근 2경기 연속 중견수 수비를 소화했지만 아직 수비수라고 보기는 힘들다.
홍원기 감독은 “수비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우리 팀에 오른손 강타자가 필요하지만, 야수의 발전이나 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비와 병행을 할 수 있을 때 1군 라인업에 올리는 게 팀 운영에 있어서 더 수월할 것 같다”라고 의견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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