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사령탑 체제로 4개월을 버틴 한국 축구대표팀에 정식 사령탑은 언제 임명될까. 무리하게 감독 선임 기한을 못 박은 뒤 이를 지키지 못했던 대한축구협회(KFA)가 "7월 초까지 감독을 선임할 것"이란 이번 약속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공식 감독 자리는 올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022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으로 경질된 후 ‘공석’이다. KFA는 임시 감독 체제로 4개월을 버텼다. 한국은 지난 3월엔 황선홍 감독 임시 체제로, 이번 6월은 김도훈 감독 임시 체제로 무사히 A매치 총 4경기(3승 1무)를 치르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팀이 두 번이나 임시 감독 체제를 거친 것은 KFA의 협상 능력 부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2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KFA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첫 회의 후 3월 A매치 때까지 정식 감독 선임 작업을 마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결국 KFA는 당시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이던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임시감독으로 앉히며 시간을 벌었다.
1승 1무로 황선홍 임시 체제의 3월 A매치 기간이 끝난 뒤 KFA는 5월 중순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해 6월 A매치부터 임시 감독 체제를 벗어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도 지켜지지 못했다. KFA가 본격 협상 테이블을 펼치긴 했다. 제시 마시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이 유력하게 클린스만 후임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금전적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순위 후보 이라크 대표팀 헤수스 카사스 감독과의 협상도 결렬되면서 KFA는 6월 A매치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러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KFA는 과거를 잊은 듯, 7월 초까지 공식 감독 자리를 채우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12일 KBS와 인터뷰에서 "빠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까지는 선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무리하게 ‘기한’을 설정한 뒤 2차례나 약속을 어겼던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이번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호기롭게 한 말을 지키지 못한 전력이 있기에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내뱉은 '7월 초 감독 선임 작업 마무리' 뜻에 힘이 실리지 않지만, 이번엔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월드컵 3차 예선은 9월부터 열리는데, 적어도 두 달 전인 7월에 정식 감독이 선임돼야 2026년 북중미월드컵 호성적을 목표로 한국의 선수단 구성 및 전술 철학 계획을 짤 수 있다.
무엇보다 대표팀에 안정화된 분위기를 입힐 수 있다. 김도훈 임시 감독 역시 지난 11일 중국전(1-0승) 이후 "한국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KFA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3일 다시 회의를 열고 새 사령탑 후보군 논의를 진행했다. 외국인 감독은 물론 국내 지도자까지 후보군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