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하다는 것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손호영(30)에게 올해 초, 트레이드는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2014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도전을 했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연천 미라클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다 2020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지명을 받았다.
우여곡절을 딛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우여곡절은 끝나지 않았다. 손호영은 기대를 받고 두각을 드러낼 때마다 부상으로 기세가 꺾였다. 잔부상으로 손호영은 기대감을 성적으로 치환시키지 못했다.
트레이드 이후 5월 3일 대구 삼성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질 때까지 27경기 타율 3할2푼7리(98타수 32안타) 3홈런 18타점 OPS .879의 성적을 기록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도 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2일 NC전에 복귀했고 8경기 타율 3할5푼5리(31타수 11안타) 2홈런 8타점 OPS 1.071로 맹타를 이어가고 있다. 부상 전부터 이어온 22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 계속되고 있다.
LG 시절부터 이어온 잔부상과 공백의 시간들. 하지만 롯데에서 마음가짐을 모두 바꿨다. 긍정적인 생각들로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그는 “아쉽긴 했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 부상에서 잘 회복해서 다시 시작하자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던 게 빨리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게 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다음이 있고 미래가 생겼다. 부상으로 기회를 뺏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지배했던 과거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는 “올해 LG에 있을 때부터 바뀌려고 했던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사실 불안한 마음이 조금은 있었다. 그동안 자리를 비우면 누군가가 또 나타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런 생각을 해봤자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불안해 해봐자 부상도 더 안나을 것 같다. 그래서 코치님들이 밑에서 케어를 잘 해줘서 금방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불안한 마음이 처음에 있었지만 점점 사라졌다. LG에서 먹었던 마음가짐이 계속 잘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손호영의 스타일은 도전적이고 적극적이다. 타석에서 웬만하면 3~4구 이내에 타격으로 결과를 만들어 낸다. 타석 당 투구수가 3.12개에 불과하다. 13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들 가운데 타석 당 투구수가 가장 적은 타자다. 139타석에서 볼넷은 4개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어차피 나는 신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풀타임을 치러보고 있는 게 처음이다. 억지로 공을 한두 개 정도 더 봐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안되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부상 직전, 손호영은 “남은 경기를 다 나가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활약을 이어가면서 풀타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말을 하자마자 부상을 당했다. 그는 “100경기 출장 말고는 생각을 안하고 있다. 홈런을 몇개 치겠다. 타점을 몇개 치겠다라고 하기에는 제가 표본이 하나도 없다. 그렇게 말씀드리기 보다는 제가 좀 더 튼튼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100경기 이상 나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몸과 마음 모두 튼튼해진 손호영의 질주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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