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고 팀 통산 1400번째 세이브의 주인공이 됐다. 오승환은 지난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5-4로 앞선 8회 2사 1,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무실점(2피안타 2볼넷)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승환은 팀 통산 1400세이브의 최대 주주라는 표현에 “지분을 더 늘릴 수 있게 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시즌 19번째 세이브를 달성한 그는 “너무 타이트한 경기였다. LG는 1위를 하는 팀이고 집중력이 뛰어나다. 위기 상황에 등판했지만 당연히 막아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에 공 하나하나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계투진의 ‘FA 듀오’ 임창민(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실점)과 김재윤(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1실점)은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실점했다. 오승환은 맏형답게 “걱정 없이 자기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 미안해하지 말고 자기 공을 후회 없이 던지길 바란다”고 감싸안았다.
이날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세이브를 추가한 오승환은 “8회 위기를 막고 나서 9회 마운드에 오르면 긴장이 풀릴 수도 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마운드에 오르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야구가 참 어렵다”고 말했다.
또 “세이브 상황에서 세이브를 많이 하면 그만큼 팀 승리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거지만 블론 세이브를 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실수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5-4로 앞선 8회 2사 후 김동진의 우월 솔로 아치로 1점 더 달아났다. 추가 득점이 필요한 가운데 영양가 만점의 한 방이었다. 오승환 또한 “김동진의 홈런이 엄청나게 컸다. 홈런이 나왔을 때 저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너무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시즌 19번째 세이브를 거두며 이 부문 단독 선두에 오른 오승환은 “아직 타이틀 경쟁에 대해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욕심을 버려서도 안 된다. 세이브 상황이 되면 최대한 많이 막을 것이고 타이틀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1982년생 오승환과 올 시즌 프로 무대에 갓 데뷔한 2005년생 육선엽(투수)은 23살 차이가 난다. 까마득한 후배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묻자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이다.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 그렇게 해야 선수들도 쉽게 다가올 수 있다. 제게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야구에 대한 이야기도 안 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삼성의 새 식구가 된 박병호는 “대한민국 야구 레전드이자 라이온즈의 레전드인 (오)승환이 형과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봤는데 실제로 해보니 너무 좋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승환 또한 박병호와 한 팀이 되어 너무나 든든하단다. “이제 한 팀이니까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아도 되니까 너무 좋다. 박병호는 언제든지 큰 거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고 수비 능력도 아주 뛰어나다. 성격도 좋아 후배들이 많이 본받고 배우길 바란다”.
한편 박진만 감독은 “KBO 첫 번째 팀 통산 1400세이브를 달성하는데 많은 기여를 한 오승환이 오늘도 팀 승리를 잘 지켜줬고 자랑스럽다”고 박수를 보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