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X이희준의 코미디가 통했다. 심상치 않은 비주얼의 '핸섬가이즈'가 여름을 제대로 겨낭하고 나섰다.
‘핸섬가이즈’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핸섬가이즈'로 입봉작을 앞둔 남동협 감독과 예고편부터 심상치 않은 비주얼을 자랑하는 명품 배우들의 조합은 낯설고도 신선하다.
사실 '핸섬가이즈'는 표지부터 '관객을 작정하고 웃기겠다'는 다짐이 물씬 느껴진다. 잔뜩 우수에 젖은 무시무시한 비주얼의 이성민X이희준부터, 존재부터 웃음을 안기는 배우 박지환의 출연까지. 어떻게든 관객을 웃기고야 말겠다는 선전포고는 관람 전 기대 반, 의문 반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지만, '핸섬가이즈' 코미디의 타율은 '매우 높음'을 기록한다.
타율 높은 유머 속, 선을 넘는 '불편한 개그'가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물론 잔인한 정도는 관람객에 따라 '선'을 넘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극 중 꽤 많은 캐릭터가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속에서도 '핸섬가이즈'는 적절하게 유머의 강도를 조절한다. 특히 조금 더 슬래셔 무비로서의 정체성이 강했던 원작 '터커 & 데일 Vs 이블'에 비해 '핸섬가이즈'는 오컬트 요소를 추가해 전개에 설득력을 더한 모습이다.
이상하고 특이한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배우들의 열연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아무리 봐도 정말 잘생긴 두 배우가 혼신을 다해 '비호감'을 연기하며, 러블리함의 결정체였던 공승연 역시 각종 욕설을 남발하며 시원하게 망가지며 쾌감과 웃음을 안긴다. 특히 악령 연기를 선보인 박지환의 '댄스 브레이크' 타임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명장면이다.
다만 일명 'B급 영화'의 정서가 다분한 작품으로, 잔혹한 전개 속에 쏟아지는 유머가 맞지 않은 관객에게는 큰 '호불호' 요소가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들의 웃음만은 A급이라는 사실이다. 불편함 없이 시원한 웃음을 자아내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다.
사실 최근 극장가는 개봉 전부터 기대작이 쏟아졌던 것에 비해, 비교적 아쉬운 성적과 평가를 낳기도 했다. 이중 '핸섬가이즈'는 어쩌면 여름 극장가의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다. '호불호'의 장벽을 넘어 두 사람의 기습 웃음 공격이 관람객에게까지 성공적으로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6월 26일 수요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
/yusuou@osen.co.kr
[사진] 영화 '핸섬가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