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리스크는 계속되는가?
KIA 타이거즈의 대체 외국인투수가 베일을 벗었으나 실망스러운 피칭을 했다. KIA는 역대급 외인투수로 평가받은 윌 크로우가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마감하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좌완 캠 알드레드(27)를 영입했다.
지난 5월31일 입국해 취업비자를 받고 시차도 극복하면서 등판을 준비했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첫 출전했으나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이 1회부터 터지면서 5-0의 리드를 안겨주었으나 지키지 못했다. 결국 8-9로 패하며 패전을 안았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3회 불안감을 안겼다. 첫 타자 이유찬을 2루 땅볼로 잡았으나 조수행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도루를 허용하더니 라모스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중전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허경민에게 초구 3루수 옆을 빠지는 2루타를 맞았으나 양의지와 김재환을 뜬공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4회 제구가 흔들리며 무너졌다. 양석환 안타를 맞고 김기연과 김재호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유찬에게 중전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어 조수행에게 도 중전안타를 맞고 강판했다. 임기영이 구원에 나섰으나 희생플라이와 양의지에게 2타점 역전 2루타를 내주었다. 모두 알드레드의 실점이었다.
이날 78개(스트라이크 51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 148km의 직구(21개), 커브(29개), 싱커(19개), 체인지업(9개) 등을 던졌다. 아직은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았는지 60구 정도 던지자 구속이 크게 떨어졌다. 짜임새를 갖춘 두산타선을 상대로 타순이 한바뀌 돌자 고전했다. 잘 풀리지 않자 얼굴표정도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까다로운 두산전을 데뷔전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마이너리그든 메이저리그에서 잘하든 한국타자들을 상대해야 통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많은 관중들이 들어오는 잠실구장이고 상대가 타격이 좋은 강팀이다. 어느 정도 던져준다면 합격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격점을 매기기 힘든 첫 등판이었다.
KIA는 선발이 흔들리며 1위 자리를 내주었다. 개막을 앞두고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로 이어지는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의리가 3경기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며 균열을 가져왔다. 크로우도 5승(1패)을 따내며 로테이션의 한축을 맡았으나 8경기만에 팔꿈치 인대손상으로 이탈했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의리는 부상 복귀 1경기만에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황동하가 든든한 선발투수로 부상했지만 아직은 평균 6이닝을 소화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2년차 윤영철은 힘겹게 5이닝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 불펜진도 힘을 잃어 역전패가 잦아지면서 1위도 내주었다. 알드레드가 크로우의 빈자리를 메워줄것으로 기대했으나 첫 경기에서 의문부호를 안겨주었다. 선발진의 리스크가 이어진다면 2위 자리도 위태로울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