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넘어온 '열정적인' 외국인 팬들이 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23위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싱가포르 칼랑에 위치한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싱가포르(155위)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을 치른다.
'2선 자원' 20세 배준호(스토크시티)의 A매치 데뷔 여부가 관심거리다. 그는 한국을 '2023 20세 이하(U-20) 아르헨티나 월드컵' 4강으로 이끄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뒤 2023년 8월 31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스토크시티로 이적, 유럽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서서히 입지를 넓혀가던 배준호는 빠르게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2023-2024시즌 모든 경기 통틀어 40경기 출전, 2골 6도움을 기록했다. 팬들이 선정한 구단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배준호는 때에 따라 좌우를 오가는 윙어로도 뛸 수 있다. 다만 ‘A대표팀’ 첫 승선인 배준호가 싱가포르전부터 바로 선발로 투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와 같은 2선에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자원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교체 출전은 노려볼 수 있다.
김도훈 감독은 “배준호는 스토크시티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제2의 이재성이라고 생각한다. 성장하는 단계에 있으니 아직 이재성보단 부족하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다. 배준호의 장점 중 하나는 공격적인 드리블이다. 그에게 (출전) 기회는 있다"라고 들려줬다.
배준호를 응원하는 팬이 많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직장인 파르디(27)는 OSEN과 인터뷰에서 “2022년 전북현대와 FC서울 K리그1 경기를 우연히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보게 됐는데, 이후로 한국 축구대표팀까지 응원하게 됐다”면서 “5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있었던 한국 축구대표팀 훈련장에도 찾아갔었다. 혹시나 제가 응원하는 배준호 선수에게 사인을 받을까 해서다. 사인은 받지 못했지만, 눈인사해 주셨다. 감사했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파르디는 어떻게 배준호를 알고, 또 응원하게 됐을까. 그는 “작년 U-20 월드컵 경기를 모두 챙겨봤다. 그때 배준호 선수가 축구를 너무 잘해서 알게 됐다. 이번에 처음 A대표팀에 뽑혔는데, 김도훈 감독님 사전 기자회견 보니 싱가포르전 때 배준호 선수를 출전시킬 것 같더라. 많이 기대된다”라고 눈을 반짝였다.
파르디는 가방에서 무엇인가 주섬주섬 꺼냈다.‘배준호, 누나 연차는 네 것’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현수막이었다. 파르디는 “배준호를 직접 경기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직장에 ‘연차’까지 냈다. 이를 현수막에 새겼다”라고 웃었다. 그의 대단한 응원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이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로 넘어온 29살 직장인 이파는 자신을 "이재성 팬”이라고 소개한 뒤 “인성이 좋은 축구선수를 응원한다. 이재성을 좋아하는 이유다. 싱가포르 공항에서 그에게 선물을 전해주기도 했다. 떨리고 좋았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역시나 그도 ‘재성 업고 튀어’라는 응원 현수막을 펼쳐 보였다. 두 사람은 직접 현수막을 제작 주문했다고 들려줬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리는 더 내셔널 스타디움 근처에 있는 한 축구 유니폼 매장에선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이 내걸려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의 유니폼이 가장 잘 팔린다”면서 “이틀 사이에 400장 가까이 팔렸다”라고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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