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아마추어 야구 저변 확대와 관심 증대를 위해 개최한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최고 시속 156km를 비롯해 150km 강속구를 던진 투수만 7명으로 '광속구의 향연'이었다.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제2회 대회는 장단 10안타를 터뜨린 고교 올스타팀이 12-2 대승을 거뒀다. 지난해 제1회 대회에선 연장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6-6 무승부로 끝났는데 올해는 고교팀이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 구단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공동 주최하는 이벤트 경기로 지난해 처음 개최돼 아마추어 야구 발전에 기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10개 구단 스카우트팀이 총출동한 이날 경기도 올 하반기에 열릴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의 쇼케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내 프로 구단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이글스TV'에서도 동시 시청 최고 8100명, 누적 조회수 9만 6000회를 기록하는 등 이번 대회에 큰 관심이 몰렸다.
최태원 경희대 감독(U-23 대표팀 감독)이 이끈 대학팀은 정영웅(중견수) 이한민(3루수) 문교원(유격수) 현동규(지명타자) 김동현(좌익수) 박효재(포수) 윤상혁(우익수) 김동혁(1루수) 이중권(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한지헌.
박계원 부산고 감독(U-18 대표팀 감독)이 맡은 고교팀은 염승원(유격수) 차승준(1루수) 박준순(2루수) 오시후(우익수) 심재훈(3루수) 이한림(지명타자) 이율예(포수) 함수호(좌익수) 박관우(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정현우.
고교 좌완 랭킹 1위 덕수고 정현우의 호투가 빛났다. 1회 대학팀 1번 정영웅을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잡은 뒤 이한민을 1루 파울플라이, 문교원을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150km 강속구를 중심으로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를 결정구로 쓰며 첫 이닝을 15구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0km를 던졌다.
이어 2회 올라온 전주고 우완 파이어볼러 정우주가 최고 시속 156km 강속구를 무려 4번이나 던져 경기장을 술렁이게 했다. 정우주는 보크로 1실점을 하긴 했지만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고교 랭킹 넘버원을 다투는 두 투수뿐만 아니라 3회 비봉고 박정훈(153km), 4회 덕수고 김태형(153km), 8회 배명고 박세현(151km), 9회 공주고 양수호(152km), 서울고 김영우(154km)까지 총 7명의 투수들이 150km 이상 강속구를 뿌리며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대회 MVP는 유일한 2학년생인 덕수고 외야수 오시후가 차지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로 선제 결승타를 터뜨린 뒤 2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달아나는 타점도 올렸다. 4타수 1안타 3타점 활약.
오시후는 "2학년인 만큼 이번 대회 선발은 기대도 안 했는데 뽑아주셔서 기대도 많이 하고, 긴장도 많이 됐다"며 "함께 참가한 형들이 편안하게 해줘 3회부터 긴장이 풀려 즐기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MVP까지 받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시후는 "이런 대회를 만들어주신 한화 이글스에 감사드리고, 이런 경험을 하게 해주신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이번 경험 덕에 더 큰 대회에 나가도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교우수타자 덕수고 박준순, 고교우수투수 덕수고 정현우, 대학우수타자 경일대 현동규, 대학우수투수 인하대 임준서, 감독상 부산고 박계원 감독 등이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또 경기에 앞서 열린 홈런레이스 예선에서 각각 4개의 홈런으로 결승에 오른 부산과기대 김동현과 마산용마고 차승준이 클리닝타임 결승에 맞붙어 홈런 5개를 기록한 김동현이 우승을 차지했다.
한화 스카우트팀이 기획하고 준비한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은 지난해 1회 대회 참가 선수 중 고교 3학년 21명 중 20명이, 대학 드래프트 대상자 23명 중 18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그 중 황준서(한화), 김택연(두산) 전미르(롯데), 박지환(SSG), 전준표, 고영우, 이재상(이상 키움), 김현종, 정지헌(LG), 육선엽(삼성) 등이 벌써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에서도 대부분 선수가 프로 지명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1회 대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는 경기장 제공을 비롯한 참가 선수들의 교통 및 숙식 등 제반 비용은 전액 한화 구단이 부담했다. 올 시즌부터 한화 유니폼 스폰서를 맡고 있는 스파이더가 제작한 기념 모자와 상의도 양 팀 선수단에 지급됐다.
대회 MVP에겐 태블릿 PC가 상품으로 주어졌다. 양 팀 우수 투수상, 우수 타자상, 우승팀 감독상, 홈런 레이스 우승 상품으로는 각각 스마트워치가 제공됐다. 또한 관중 700여명에게는 특별 제작한 대회 기념구가 선물로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