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싱가포르를 잡고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하고자 한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23위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싱가포르 칼랑에 위치한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싱가포르(155위)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을 치른다.
4차전까지 치른 한국은 3승 1무(승점 10)로 조 1위를 내달리고 있다. 같은 조 2위 중국(승점 7), 3위 태국(승점 4), 최하위 싱가포르(승점 1)에 앞서 C조 순위표 최상단에 자리하고 있다.
각 조 1・2위에 3차 예선 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싱가포르와 5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1일 중국과 6차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3차 예선행을 확정한다. 심지어 5차전에서 한국이 패해도 태국이 승점을 챙기지 못한다면 3차 예선으로 향할 수 있다.
사실상 3차 예선 진출이 확실시되는 한국은 이번 2연전에서 'FIFA 랭킹'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대한축구협회(KFA)에 의하면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3개 조 편성 시드 배정 기준은 6월 FIFA 랭킹이다.
4월 아시아 랭킹에서 한국(23위)은 일본(18위), 이란(20위)에 이어 3번째다.
일본과 이란이 톱시드 2자리를 가져간 가운데, 나머지 1자리를 두고 한국과 호주(24위)가 다투고 있다.
한국과 호주의 FIFA 랭킹 포인트는 단 0.06점 차이다. 큰 차이가 없기에 6월 A매치 결과에 따라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골’이다. 김도훈 감독이 누구에게 최전방 공격수 임무를 맡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도훈 체제 최전방 자리에 뽑힌 선수는 주민규(울산 HD)와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이다. 그동안 대표팀 '붙박이' 주전 공격수였던 조규성(미트윌란)은 무릎 부상으로 인해 이번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급격히 폼이 올라온 오세훈은 처음으로 A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J1리그로 승격한 마치다 젤비아로 임대를 떠난 오세훈은 17경기 출전, 6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팀은 리그 선두다. ‘공중볼 강점’ 그가 터트린 6골 중 3골이 헤더득점이다.
또 한 명의 최전방 자원 주민규는 K리그 소문난 골잡이다. 그는 2021, 2023시즌 두 차례 K리그 득점왕 영광을 안으며 ‘토종 공격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주민규는 지난 3월이 돼서야 황선홍 감독 임시 체제에서 처음으로 A대표팀을 경험했다. A매치 데뷔골은 아직이다.
주 포지션이 윙어인 손흥민(토트넘)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수 있다. 그는 소속팀 토트넘에서 동료들이 이적 및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을 때 원톱으로 뛰곤 했다.
김도훈 감독은 5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최전방 공격수 임무를 누구한테 맡길지 고민 끝냈나' 묻는 질문에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선발) 멤버는 정해졌다. 누가 나가든지, (선택받은 선수들은)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과 경험 있는 선수들의 신구 조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2선 자원 이재성(마인츠)은 "최전방에 누가 나서든 맞춰줄 수 있다"면서도 "기대가 되는 것은 오세훈이다. 뛰는 모습을 보고 싶긴 하다”라고 전했다.
수비 라인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명단엔 그동안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센터백 듀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김영권(울산 HD)이 빠졌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제외됐고, 김영권은 최근 한 풀 꺾인 기량 때문에 부름을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김도훈 감독은 ‘새 얼굴’ 7명 중 4명을 수비수로 채운 가운데, 이 중 센터백 자원은 하창래(나고야), 박승욱(김천상무)이다.
김도훈 감독은 ”K리그에서 몸 좋은 선수들 위주, 각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선수들로 이번 명단을 꾸렸다”라고 설명했다.
하창래는 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타이트한 수비로 상대 공격수를 봉쇄하는 것이 강점이다. 박승욱은 중앙뿐만 아니라 사이드 수비도 볼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명단에 승선한 또 다른 센터백은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이다. 이들은 A매치 경험이 있다. 김도훈 감독은 경험 있는 두 명의 선수로 센터백 선발 조합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
측면 수비진에도 새로 온 선수들이 보인다. 최근 대표팀 오른쪽 풀백 주전으로 자매김한 설영우(울산 HD)가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이번 소집에서 제외됐다. 김도훈 감독은 K리그에서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최준(FC서울)과 황재원(대구FC)을 불렀다. 이들은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젊은 피'다. 왼쪽 풀백 자리엔 '베테랑' 김진수(전북현대)와 이명재(울산HD) 중 한 명이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선 자원' 20세 배준호(스토크시티)의 A매치 데뷔 여부도 관심거리다. 그는 한국을 '2023 20세 이하(U-20) 아르헨티나 월드컵' 4강으로 이끄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뒤 2023년 8월 31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스토크시티로 이적, 유럽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서서히 입지를 넓혀가던 배준호는 빠르게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2023-2024시즌 모든 경기 통틀어 40경기 출전, 2골 6도움을 기록했다. 팬들이 선정한 구단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배준호는 때에 따라 좌우를 오가는 윙어로도 뛸 수 있다. 다만 ‘A대표팀’ 첫 승선인 배준호가 싱가포르전부터 바로 선발로 투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와 같은 2선에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자원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교체 출전은 노려볼 수 있다.
김도훈 감독은 “배준호는 스토크시티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제2의 이재성이라고 생각한다. 성장하는 단계에 있으니 아직 이재성보단 부족하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다. 배준호의 장점 중 하나는 공격적인 드리블이다. 그에게 (출전) 기회는 있다"라고 들려줬다.
이어 그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과 잘 소통했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전달했다. 경기 잘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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