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돼서..."
A대표팀에 첫 발탁된 공격형 미드필더 배준호는 4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싱가포르 비샨에 위치한 비샨 스타디움에서 현지 훈련에 임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전날(3일) 훈련 뒤 KFA 공식유튜브 채널 ‘KFA TV’의 인사이드캠과 인터뷰 중 웃으며 도망간 이유를 들려줬다.
한국은 오는 6일 오후 9시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싱가포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을 치른다.
인사이드캠은 3일 현지에서 첫 훈련에 임한 선수들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동영상에서 배준호가 인터뷰 도중 도망가는 장면이 있었다.
상황은 이러했다. 배준호는 첫 훈련을 끝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실감이 잘 안 났는데 (형들과) 같이 운동해 보니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형들이 너무 잘해서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첫 질문에 대한 답을 잘했지만 이내 카메라를 보고 쑥스러워하던 배준호는 “인터뷰를 처음 하니까 어색하다. 왜 자꾸 따라오세요”하더니 옅은 미소를 띤 채 그대로 선수단 버스로 도망쳤다.
인사이드캠은 ‘아니, 배준호 선수! 다음 질문하려고 했는데’라는 멘트에 웃음 이모티콘을 곁들였다. 짓궂은 인사이드캠은 도망가는 배준호의 뒷모습을 그대로 동영상에 녹였다.
4일 '현지 2일 차' 훈련 전 ‘왜 도망갔느냐’는 취재진의 가벼운 농담에 그는 “인터뷰를 적지 않게 해서 (카메라 앞에서) 긴장을 잘하지 않는 성격인데, 대표팀 형들이 옆에 있으니 긴장되고 떨렸다”라고 슬쩍 도망간 이유를 들려줬다.
그는 손흥민과 마주한 것이 가장 신기했다고 말했다.
배준호는 “(손)흥민이 형을 처음 봤을 때 연예인 보는 느낌이었다. (전날 첫 훈련 때) 같이 운동하면서부터 ‘내가 A대표팀에 왔구나’ 실감했다. 흥민이 형과 너무 실력차이가 난다.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웃었다.
또 그는 “흥민이 형은 너무 유명해서 (제가 잘 다가갈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인사드리니 ‘대표팀 발탁 축하한다고’ 말해주시고, 또 먼저 말을 걸어주시는 경우도 많아서 정말 감사하다. 높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이렇게 막내를 챙겨주시다니, 본받을 점이 많은 분”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배준호가 대표팀에 소집되기 전 했던 걱정과 달리 먼저 막내의 긴장을 풀어줬다. 4일 밸런스 훈련, 반응 훈련에 임할 때 '막내' 배준호는 ‘주장’ 손흥민과 짝을 이뤘다.
손흥민은 배준호에게 "좋다"라고 연신 외쳤다. 그의 응원을 들은 배준호는 더 열심히 뛰었다. 두 선수 사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훈련 파트너'로서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한편 대전하나시티즌 출신인 배준호는 한국을 '2023 20세 이하(U-20) 아르헨티나 월드컵' 4강으로 이끄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뒤 2023년 8월 31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스토크시티로 이적, 유럽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서서히 입지를 넓혀가던 배준호는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2023-2024시즌 모든 경기 통틀어 40경기 출전, 2골 6도움을 기록했다. 팬들이 선정한 구단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배준호는 때에 따라 좌우를 오가는 윙어로도 뛸 수 있다.
다만 ‘A대표팀’ 첫 승선인 배준호가 싱가포르전부터 바로 선발로 투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와 같은 2선에 손흥민,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등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자원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출국 전 취재진을 만나 배준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배준호는 제가 하고자 하는 축구에 조금 더 공격적인 드리블을 통해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활약을 기대하는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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