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창완부터 배우 최화정까지 최근 많은 DJ들이 오랜 시간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하차해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청취자들이 크게 아쉬움을 표했다. 라디오 새단장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위해 라디오를 떠나는 등 각자의 사정이 있었다.
김창완은 지난 3월 무려 23년간 진행했던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하차했다. 그는 2000년 10월 2일부터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약 23년간 이끌었다.
김창완의 하차는 지난 2월 전해졌다. 김창완은 공식 홈페이지에 “이거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지, 이야기가 나온 지는 한 달 정도 됐다. 저 혼자 이별을 가슴에 묻고 하루하루를 지냈다. 겨울 아침 서쪽에 걸린 달을 보며 오늘 보는 달이 ‘아침창’하며 마지막으로 보는 달일지도 모르겠ㄷ 하며 달려왔다. 한편 참 오래 멀리도 달려왔구나 싶기도 했다. 처음 ‘아침창’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귀가 저절로 닫히는 느낌이었다. 현실감이 없더라”고 하차 소회를 전했다.
마지막 생방송에서 김창완은 결국 눈물을 쏟았다. 그는 “‘아침창’ 가족의 영원한 집사이고 싶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서 늘 보타이를 하고 집사처럼 나왔다. 진짜 마지막이구나 끝이구나 싶더라. 끝이라는 말을 안 하고 싶어서 다른 말을 할까 궁리했는데 없다. 마지막이다”고 슬퍼했다.
이후 김창완은 최근 MBC ‘라디오스타’ 녹화에서 라디오에서 하차한 것을 언급하며 “처음엔 조금 섭섭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김창완 후임으로 배우 봉태규가 발탁됐고, 그는 지난 3월 18일부터 ‘아름다운 이 아침, 봉태규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아름다운 이 아침’은 새 단장을 위해 DJ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BS ‘최화정의 파워타임’ DJ 최화정은 지난 2일 무려 27년 6개월간의 라디오 진행을 마무리 했다. 최화정은 1996년 11월 ‘최파타’ DJ로 나서 방송을 이끌었다. SBS 파워FM 개국부터 무려 27년 6개월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청취자들의 점심시간을 책임져 2016년에는 20주년 기념 ‘보이스 오브 SBS’ 상을 수상했으며, SBS 최장수 DJ로 청취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달 17일 최화정이 갑작스러운 하차 소식을 전해 충격을 안겼다. 당시 최화정은 “제가 27년간 ‘최파타’를 진행했는데, 이번 달 말까지만 하기로 결정했다”며 하차 이유에 대해 “알지 못하는 그때가 있는 것 같다. 어떤 분들은 유튜브 때문이냐고 하시는데, 전혀 그건 아니다. 이 결정은 일찍 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마지막 방송에서 최화정은 “4개월만 더하면 28주년이었는데. SBS에서도 그렇게 맞춰주려고 했는데. 내가 잘렸다고 SBS가 욕을 먹는데. 제가 지금 그만두기 좋을 때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히며 “지금까지 최화정이었다. 잘살겠다. 여러분 너무 사랑해요”라며 눈물의 마지막 인사를 했다. 최화정의 뒤를 이어 ‘파워타임’을 이끌어갈 후임 DJ는 아직 미정이다.
코요태의 신지와 개그맨 이윤석도 지난 2일 ‘싱글벙글쇼’ 51년 역사를 마무리 했다. 1973년 첫 방송을 시작해 MBC 라디오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온 ‘싱글벙글쇼’는 허참, 송해, 박일, 송도순 등의 진행자를 거쳐 강석이 36년, 김혜영이 33년 동안 진행을 맡으며 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배기성, 허일후, 정준하 등을 거쳐 2021년 신지, 2022년 이윤석이 DJ로 합류해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MBC 라디오 측은 “오랜 시간 청취자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싱글벙글쇼'를 고민 끝에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며 폐지 소식을 알렸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MBC 라디오 측에서 이 같은 결정을 했고, 후속으로 최근 몇 년간 사랑받고 있는 트로트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를 개설했다.
MBC ‘두시의 데이트’를 진행했던 방송인 재재 또한 MBC 라디오 상반기 개편으로 1년 만에 하차하고 개그우먼 안영미가 1년여 만에 복귀해 진행하고 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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