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김경문 감독 취임 첫 날부터 부상으로 전력이 빠졌다. 최고참 외야수 김강민(42)이 헤드샷 후유증 속에 수원 원정길에 오르지 못했다.
한화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홍보관에서 제14대 감독으로 선임된 김경문 감독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선수단과도 상견례를 가진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수원으로 이동해 4일부터 열리는 KT 위즈전을 준비한다.
그러나 한화는 이날 김강민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김강민은 전날(2일) 대구 삼성전에서 7회초 상대 투수 코너 시볼드의 3구째 직구에 헬멧을 맞고 교체됐다.
PTS 기준 시속 145km 강속구가 피할 틈도 없이 김강민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다. 직구 헤드샷 퇴장 규정에 따라 코너는 그대로 강판됐고, 김강민은 대주자 이상혁으로 교체됐다.
공이 배트에 맞아 파울이 된 줄 알았던 코너는 심판의 퇴장 명령이 떨어지자 두 팔을 벌리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 모습을 보고 화가 난 김강민이 충격 속에서도 마운드로 향했고, 양 팀 선수들이 나와 벤치 클리어링으로 잠시 대치 상태를 벌였다. 코너가 사과를 했고, 상황은 큰 충돌 없이 정리됐다.
그러나 공에 맞은 뒤 어지럼증을 호소한 김강민은 곧바로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충격이 워낙 컸고, 당분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이 나오면서 일단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한창 타격감이 좋을 때 이탈하게 돼 김강민 개인적으로도, 한화 팀으로서도 큰 전력 손실이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아 23년 몸담은 SK-SSG를 떠난 김강민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54타수 16안타) 1홈런 6타점 OPS .729로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타격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4월25일부터 5월9일까지 가벼운 햄스트링 통증으로 15일간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지만 5월10일 복귀 후 17경기 타율 4할1푼2리(34타수 14안타) 1홈런 6타점 OPS 1.000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풀타임 주전은 아니지만 좌투수가 선발일 때 라인업에 들었고, 대타나 대수비로 활용됐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헤드샷 부상으로 다시 이탈했다. 새롭게 팀을 이끌게 된 김경문 감독에게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은 시즌 운영에 대해 “젊은 선수보다 나이 든 선수들이 조금 더 기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김강민이라는 최고참 카드를 하나 빼고 시작하게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2일 삼성전에서 8회 박병호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은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된 우완 투수 이민우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이민우는 올 시즌 29경기(25⅓이닝) 1승1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2.49 탈삼진 26개로 한화 불펜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한편 김강민 외에도 LG 투수 임찬규, KT 외야수 안현민, SSG 투수 이기순, NC 투수 임정호, 두산 투수 박치국, 최종인, 롯데 투수 최준용, 삼성 외야수 김현준, 내야수 양우현, 키움 투수 김재웅, 전준표 등 모두 12명의 선수들이 3일자로 엔트리 말소됐다.
4일 잠실 키움전 선발등판 예정이었으나 2일 불펜 투구 중 허리 근육통을 느낀 임찬규는 휴식 차원에서 엔트리 말소가 결정됐다. LG는 4일 키움전 선발로 4년차 우완 이믿음을 예고했다. 1군 등판 기록은 없고,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18⅓이닝)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5.40 탈삼진 15개를 기록했다.
또한 이기순, 김재웅은 오는 10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준비를 위해 엔트리 말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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